산책하며 뛰놀고… 아이들이 꿈 꾸던 '교실 놀이터'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코로나19는 교육정책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2년째 이어지며 학력격차 등 학교현장에 고통을 안겨줬지만 비대면 수업을 앞당기는 등 미래교육이 나가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기도 했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는 교육의 비약적인 발전을 한 발 더 앞당기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특히 충북교육은 각급 학교에서 묵묵히 갈고 닦은 노력이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저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중부매일은 도내 초·중·고교가 부단히 노력해온 성취물을 학교별로 격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충북 청주 사직초등학교는 올해로 행복씨앗학교 4년차를 맞고 있다. '아름다운 동행, 행복한 사직교육'을 비전으로 저마다의 꿈과 끼를 키우는 따뜻한 어린이를 길러내고 있다. 도심 공동화 현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삼아 다양한 시도로 호응을 이끌어냈다.

교육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목표로 학생, 학부모, 교사 3주체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사직초는 충북 최초로 모든 교실을 사용자 참여 설계로 재구조화했다. 지난 2019년 뉴스페이스 사업으로 3개 교실 행복배움터 교실과 2개 교실을 합쳐 만든 다목적실 행복꿈터, 연결통로 2곳을 게시공간과 쉬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하늘정원, 오솔길쉼터를 함께 만들었다.

전교학생회의 서울 꿈담교실 답사 등 적극적인 활동 이후 학급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으고, 이를 프로젝트 수업으로 녹여내 실제 모형으로 제작해보고 전교생 투표를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특히 디자인설계사와 전교생과의 만남을 갖고 실현가능한 아이디어와 구현 어려운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을 나눠 최종안을 확정했다. 이런 획기적인 변화를 통해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올라오며 환경이 급변하는 것에서 오는 어려움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적응의 배움터로 활용하고 있다.

공간의 변화가 사람을 바꾸는 효과를 몸으로 체험한 것에 힘입어 현재는 11개 교실을 미래형 교실 공간으로 구축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조승환 교장은 "학생, 학부모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쾌적하면서도 원격수업 등 미래교육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며 "전 교실을 새로운 환경으로 도입하는 것이 최초인 만큼 걱정도 되지만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사직초는 1인 1크롬북 보급을 통해 미래교육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공간과 더불어 학습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 시도한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 선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3~6학년 학생들에게 1인 1크롬북을 보급하고 교내 무선망을 확충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갑작스러운 비대면 교육의 대비 및 대면교육에서의 효과적인 활동의 바탕이 되기 위해 환경적 구성을 정비한 것이다.

추상적인 대비가 되지 않기 위해 하드웨어적인 부분의 보충과 함께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을 위해 전문적학습공동체의 한 그룹이 크롬북 활용 교육을 주제로 수업 적용방법을 고민하고 있으며, 이를 전체와 공유하는 시간도 갖고 있다.

사직초는 학생안전 확보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불법 주차 단속 및 보차도 분리로 통학로를 정비해 안전한 등하굣길을 조성했다.

외부인 출입 위험 요소를 차단한 지문인식시스템도 도입했으며, 학원차를 기다리거나 부모를 기다릴 외부 공간이 마땅치 않은 것을 고려해 냉·난방 시설이 완비된 행복쉼터를 만들어 방과후 안전하게 하교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돌봄전담사 3명을 활용해 돌봄교실 희망학생 100%를 수용하도록 운영, 학부모들의 높은 만족을 이끌어냈다.

사직초는 학생자치 활성화에도 관심이 크다.

파격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작은 움직임으로 학생자치에 대한 생각을 바꿔나가고 있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전교생 다모임은 긍정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학생자치회실을 구축해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새학년 환영 영상, 코로나19 예방 UCC제작, 스승의 날 축하 이벤트, 할로윈 축제, 파이팅데이 등 학생자치회 주관으로 기획하고 운영하며 실질적인 학생자치를 실현하고 있다. 재정분야 학교자치 역량강화를 위한 학교회계 시범학교를 운영해 학생, 학부모, 교직원 분야로 더욱 온전히 자체적으로 계획해 실행할 수 있도록 자치의 문을 활짝 열었다.

자발적인 학생 스포츠동아리를 비롯해 독서동아리, 도마뱀과 환경을 연구하는 '사사사 특공대' 과학동아리 등 학생들 스스로 기획해 운영하는 학생동아리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사직초는 예술과 함께 하는 학교로 유명하다.

지난 2019년 창단된 '사직달빛누리오케스트'라는 수준 높은 지휘자 및 강사들과 방학캠프 등 쉬지 않고 연마하고 있다. 사직별빛누리합창단, 사직나우누리밴드, 두드림드럼 등 예술감성 프로젝트로 다양하게 접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리듬악기, 핸드벨, 실로폰, 칼림바, 우쿨렐레 등 학년별 1인 1악기를 마을교육활동가와 연계해 수업 속에 녹여 마을교육도 함께 실현시키고 있다. 1학기에는 오케스트라가 등교맞이 버스킹 및 연주회도 운영했다.

이처럼 늘 학교에서 악기 소리가 함께 하도록 예술동아리들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

사직초는 교육 역량 강화에도 애쓰고 있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주제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해오고 있다. 그 안에서 프로젝트 학습을 계획할 때 필요한 계별 행사 등을 넣어 별도의 활동들이 되지 않고 하나의 교육과정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그룹인 2~3개 영역으로 나눠 진행하는 전문적 학습공동체에는 올해부터 교사 뿐만이 아니라 많은 교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넓혀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격차를 보완하고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담임중심의 책임지도를 바탕으로 기초학력 멘토교사 및 청주교대 대학생 멘토링, 학습지원 1대 1 멘토링 운영 등 소외없이 모든 아이가 성장할 수 있는 학습안전망을 구축했다.

졸업 때까지 1천권의 책 읽기를 목표로 독서인증제 도입 및 독서의 생활화, 영어놀이터 조성 및 3~6학년 온라인 영어 프로그램 적용 및 특강 운영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조 교장은 "정해진 틀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우리 학교에서 지속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찾으며 평가회를 통해 긍정적인 방향은 계속 강점으로 키워나가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보완하며 날로 업그레이드 시켜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조승환 청주 사직초 교장

조승환 청주 사직초 교장

조승환 청주 사직초 교장은 '행복씨앗학교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학교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사직초는 민주적인 방법으로 서로의 창의적인 생각을 존중하며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따뜻함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이해해가며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함께하는 행복한 동행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며 "행복씨앗학교 4년차를 마무리하며 긍정적인 상황에서는 우리 노력의 보상이라고 뿌듯해하고 만족하며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토닥거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상황에 닥칠 때에는 또 다른 도약으로 나아가기 위해 한껏 웅크린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특별함이 아닌 교육을 위한 꾸준함으로 앞으로의 사직교육을 기대해보셔도 좋을 듯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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