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완종 사회경제부

얼마전 한 지인과 첫 만남을 추억하기 위해 오랜 단골 음식점을 찾았다. 피크타임이라는 주말 저녁이었으나 이 음식점에는 해당되지 못했다. 입구는 굳게 닫혀있었고 '점포 임대'를 알리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불과 두 세달전까지만해도 화려한 조명속에 성업중이었으나 이제는 그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간단히 식사라도 하기 위해 주변 상가를 둘러봤지만 이미 대부분 영업을 마쳤거나 공실뿐이었다. 영업중인 식당 역시 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처럼 수 많은 추억의 장소들이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수 많은 소상공인들의 폐업을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청지방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청주시내 창업한 음식점중 5년 이후 영업을 지속하고 있는 음식점은 불과 27.6%에 불과했다. 음식점 사장님 4명중 3명은 폐업을 결정한 것이다.

더구나 개업 음식점들도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10%가 문을 닫았으며 개업 2년에는 50% 가까이 사업을 접었다. 여기에 창업자 연령은 여전히 30~50대가 다수를 이루고 있으나 매년 젊어지고 있다. 오랜 경제 불황에 바늘구멍이 된 취업문에 지친 젊은 청년들이 개인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창업음식점의 수도 매년 줄고 있는 추세다.

이완종 경제부
이완종 경제부

성공에 대한 부푼 꿈을 꾸며 '내 가게를 차리는 것이 소원'이라는 이야기는 옛 말이 된 방증하고 있다. 여전히 수 많은 음식점들이 창업하고 폐업을 반복하고 있다. 이중 개인의 취향에 맞거나 특별한 추억으로 단골 음식점이 된 곳도 많다. 그러나 수 많은 단골 음식점이 문을 닫으면서 단골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도 손에 꼽을 정도가 되고 있다.

이 같은 기조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추억이 장소와 함께 사라지는 것을 더 이상 막을 수 없다.

키워드

#기자수첩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