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기록 부여소방서장

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공기가 느껴지는 가을이다. 단풍이 물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가을은 기온 변화가 크고 빠르게 진행된다. 이같은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기온이 떨어진 탓에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급성 심정지 환자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이런 급성 심정지 환자에 대한 가장 좋은 처방은 심폐소생술이다. 심정지가 왔을 경우 골든타임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심정지가 발생하면 119구급대원의 소생술과 병원에서의 치료과정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최초 목격자의 심폐소생술이다.

심폐소생술(CPR-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이란 단기적으로 혈액의 순환을 유지시켜 뇌와 심장에 산소를 공급시켜 생존율을 높이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응급처치법을 말한다. 심정지가 발생하고 골든타임(4분이내)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시행하지 않은 경우보다 소생률이 3배 이상으로 증가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최초 목격자의 재빠른 대응이 환자의 결정적인 운명을 좌우한다고 감히 말 할 수 있다.

얼핏 듣기에 심폐소생술이라는 응급처치법은 환자를 소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하니 의료인도 아닌 일반인이 시행하기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방법을 숙지한다면 어린이부터 노약자까지 모두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다. 의식과 호흡이 없는 환자를 발견했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119에 즉시 신고 한 후 119상황요원(dispatcher)의 전화지도에 따라 환자의 가슴중앙에 양손을 모아 손꿈치 부분을 이용하여 5㎝(최대 6㎝이내) 깊이, 분당 100∼120회의 속도로 흉부를 압박하면 된다.

또한 이제는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할 만큼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으므로 이를 숙지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한다.

김기록 부여소방서장
김기록 부여소방서장

현재, 부여소방서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적극적인 대면 교육은 어려운 실정이지만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교육과 SNS 등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심폐소생술에 대해 알리고 있다. 관내 최근 사례로는 작년 10월경 부여군 부여읍에서 캠핑을 즐기던 4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심정지가 온 50대 남성에게 전에 배운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목숨을 구한 사례가 있다.

이처럼 심폐소생술은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도 소중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술이라는 것을 염두해 두고 전 국민이 심폐소생술을 배웠으면 한다. 더불어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급성 심정지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가을을 맞아 심폐소생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