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말까지 전시

[중부매일 이병인 기자] 공주대학교 공주학연구원과 석장리박물관에서 공동주최 및 주관하는 '공주문화유산 및 공존의 기록' 전시가 오는 10월 23일(토)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약 100일 동안 석장리박물관 상설전시관의 작은전시실에서 이루어진다.

'공주문화유산, 공존의 기록' 전시회는 역사문화도시 공주의 지역정체성 확립을 위한 기록물 전시로, 한국근현대사 속에서 공주문화유산과 함께 공존해 온 공주사람들의 일상(삶)을 확인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주요 문화유산으로는 석장리구석기유적, 고마나루, 공산성, 무령왕릉 및 왕릉원, 마곡사, 충청감영유적, 중동성당, 금강철교 등이 있는데, 이 8곳이 이번 전시에서 공주의 문화유산을 대표하여 다루어진다. /편집자
 

근현대 공주기록물 수집기록 전시

이번 전시에는 석장리박물관의 손보기 교수가 기증한 자료와 공주시의 출연금 지원사업으로 근현대시기 공주 기록물 수집의 성과를 이루고 있는 공주학아카이브의 수집기록물을 활용한다.

약 170여점의 기록물이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전시된다.

1부에서는 공주문화유산을 담은 기록의 다양한 형태로 그동안 흔히 볼 수 없었던 자료로서 일제강점기 초기인 1913년 충남도청 토목과에서 도시정비계획을 위해 만든 '공주시 가약도'에서는 공산성의 성벽을 포함해 쌍수정이나 명국삼장비, 영은사 등의 유적을 매우 구체적으로 표기하였다.

또 1934년 간행된 '백제구도 고적 명승 사진첩'에서는 공주고 교사 가루베지온(經部慈恩)에 의해 발굴되었던 왕릉원(송산리고분군)을 포함해 공주, 부여의 백제유적의 사진이 가루베지온이 직접 쓴 해설문과 함께 담겨 있다.

문화유산이 담긴 수십여 장의 일제강점기 사진엽서는 100여 년 전 옛 모습을 또렷하게 확인해 줄 수 있어 앞으로도 활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도서인쇄물의 간행이 쉽지 않았던 1950년대 개인들이 필사하여 펴낸 '백제고도 공주의 전설'이나 '계룡산 안내기'도 특별히 볼만 하다.

2부에서는 각 유적별로 공주사람들의 일상을 사진을 통해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사진은 일상을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기록물이다.

1960년 금학국민학교의 공산성 봄소풍날 사진 /금학초등학교
1960년 금학국민학교의 공산성 봄소풍날 사진 /금학초등학교

당장의 내 옆에 있는 핸드폰으로 사진찍기가 너무 쉬운 지금과는 달리, 그 시절 일상의 모습을 사진기로 남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진기는 사진관의 사진사나 형편이 여유로운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소유물이었다.

1950년대 금강철교를 바라보고 있는 하숙집 아들과 하숙생 사진 /서장석 제공
1950년대 금강철교를 바라보고 있는 하숙집 아들과 하숙생 사진 /서장석 제공

그래서 공주학연구원에서는 그 시절 어렵게 남은 사진을 공주 시민들로부터 수집하고, 각 학교의 협조로 졸업앨범 속 사진을 전시해 문화유산과 함께 살아온 공주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석장리구석기 유적을 발굴하였던 연세대 손보기 교수의 기증자료 중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석장리 마을사람들의 발굴참여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40년동안 쓴 '보덕일지' 공개

특별히 주목할 것은 공주 무릉동에 살았던 故 남궁화씨가 40여 년 동안 쓴 일기 '보덕일지'가 공개된다는 점이다.

그는 측량기사 출신으로 하루일과를 매우 꼼꼼하게 기록하였으며 그날의 일과를 비롯해 계획과 주요행사, 다짐이나 반성의 글, 명언, 시, 월별 일정 요약표, 일일동정표, 독서기, 우편물발송기, 방문자명단, 꿈속이야기, 자연관찰기, 출납기록, 신문스크랩 등 다양한 내용이 매우 세밀하게 담겨 있다.

1934년 故 남궁화와 '보덕일지'(1955년~1994년까지 총 22권 10,586페이지) /남궁운 기증
1934년 故 남궁화와 '보덕일지'(1955년~1994년까지 총 22권 10,586페이지) /남궁운 기증

또 그림 솜씨가 좋아 해당 일과와 관련된 그림을 함께 그려 넣기도 하였다.

그의 일상기록을 통해 문화유산이 사람들과 어떻게 공존해 왔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일기 원본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가 하면, 특별히 제작된 영상을 통해서 재현될 예정이다.

 

공주학 아카이브 기록물 전시

기록을 수집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이번 전시회의 주요자료를 제공한 공주학아카이브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공주학아카이브 구축사업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약 7년째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공주 시민들과 지역 기관의 협조를 통해 수집한 자료들로 약 7만점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공주학아카이브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지역학 연구에서 '지역학 아카이브 구축'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지역학 연구기관에서는 아카이브 구축을 시행, 시도하고 있다.

아카이브(Archiv)란 기록수집과 보존을 의미하며 그 힘은 시간과 비례한다. 지역학아카이브 구축을 선도하는 행렬에 서 있는 공주학아카이브는 이제 그 힘이 발휘되고 있는 형국이다.

공주시의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시민들이 제공한 기록물이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또 공주의 유서 깊은 학교나 공주문화원, 공주교도소, 공주법원, 공주세무서 등 각 기관들이 기록물로 역사찾기문화를 형성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한편, 전시 개막일인 오는 23일(토요일)에 2회(오전 11시, 오후 2시)의 전시설명회를 실시한다.

다만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접수 20명으로 제한하며, 그들에게는 전시도록이 무료로 제공된다.

또, 공주관련도서를 1인 10권까지 주는 무료나눔행사도 이어진다.

 

[인터뷰] 이찬희 공주대 공주학연구원장 

이찬희 공주대 공주학연구원장
이찬희 공주대 공주학연구원장

공주 곳곳에 즐비한 역사문화유산이 보여주듯이 공주는 한 순간에 만들어진 도시가 아닙니다.

수십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 공주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항상 최고의 문화재를 만들어내며 오래된 것의 가치를 향유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공주는 역사문화도시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도시 발전 과정에서 문화재와의 공존이 필수였습니다.

이번 석장리박물관과의 공동기획전시로 사람과 공존해온 공주문화유산의 모습을 통해 그 시절 따뜻했던 우리의 모습을 기억하고, 또한 코로나-19로 지친 평범한 일상이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바랍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