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독일의 문학자 한스 카롯사가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이라고 말했듯이 우리 인생에 있어서 만남은 참으로 중요하다. 순간의 만남이 운명을 바꾸어 놓기 때문이다. 누군가 "삶을 풀어보니 사람이고 사람을 합쳐보니 삶이더라"고 설파했다. 사람 인(人)자도 서로 기대어 살라는 상형문자이다. 사람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사회적 동물로 독불장군으로 혼자서는 살수 없다.

파리의 뒤를 쫒으면 화장실 주위만 돌아다니며 살게 되고, 꿀벌의 뒤를 쫒으면 꽃밭을 노닐며 살게 될 것이다. 사람은 누구와 사귀고 더불어 사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 물도 바위 절벽을 만나야 아름다운 폭포가 되고, 석양도 구름을 만나야 붉은 노을이 곱게 빛나 보이며, 인생도 살다 보면 때로는 좋은 일이 또는 슬픈 일이 때로는 힘든 일이 있게 마련이다.

날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 사람은 자꾸 만나는 사람을 닮고 본받는다. 세상에 태어나서 훌륭한 부모 형제를 만나고 배우자를, 선생님을, 친구를, 책 속의 성인들도 만난다. 누구를 만나 어떤 영향을 받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히딩크와의 만남에서 보듯이 좋은 만남은 기적을 일으킨다.

정채봉 시인은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 같은 만남'이라고 했다. 손수건은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이나 또 땀이 날 때도 닦아주기 때문이라 했다. 좋은 만남을 통한 인생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영국 수상을 지낸 처칠이 어렸을 때 연못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빠져 죽게 되었을 때 같이 놀던 가난한 집 아이가 건져주었다. 처칠의 아버지가 그 아이에게 "네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자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 아이를 의학공부를 시켜 유명한 의사를 만들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처칠이 어느 날 폐렴에 걸려 꼼짝없이 죽어갈 때 물에서 건져준 친구 의사가 와서 "아직 실험 전에 있는 약이지만 한번 투약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그렇게 폐렴을 고친 약이 페니실린이고 그 친구 이름이 이를 개발한 알렉산더 플레밍이었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피천득 선생은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사람은 인연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나간다"고 했다. 물은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서 모양이 달라지지만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러나 좋은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복 중의 복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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