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송민형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얼마 전 방송된 한 TV프로그램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프로그램의 소재는 탄소 배출 없는 여행이었다. 준비하는 과정과 출연자의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 주변에서 지구 온난화를 얼마나 부추기고 있어왔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옷 하나 만드는 데 또는 내 몸을 씻기 위해 그렇게 많은 물과 탄소가 필요할 줄 몰랐었다. 평소 환경파괴에 무관하다고 생각되었던 분야에도 놓치고 있는 것들이 많이 있었다. 이제 우리가 생각하는 환경보호는 단순히 쓰레기를 잘 버리고 처리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을 어떻게 하면 덜 사용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세심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갑작스런 한파가 발생했다. 며칠 전 까지 반팔 차림으로 다녔었는데 급하게 옷장에서 패딩 옷을 꺼내입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와 같이 최근 몇 년 동안 발생한 폭염, 한파, 수해 등의 이상기후 현상을 보면 그동안 머릿속으로만 염려해왔던 환경파괴의 심각함을 이제는 몸으로 견디게 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도 이상기후와 관련이 있다는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수년간 연이어 이어져온 이상기후는 결코 1회성이 아니라 또 하나의 뉴노멀이 되었으며 우리의 인식이 신속하게 전환되어야 함을 촉구하고 있다.

송민형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송민형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환경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주변의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하는 것도 환경보호에 큰 역할을 하는 가치있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약칭 친환경농어업법 제 2조의 내용을 요약하면 농업생태계를 보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농산물을 생산하는 산업을 친환경농어업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곧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 우리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친환경 농산물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 수준을 지키는 과정은 상대적으로 무척 고되다. 그런데 친환경 농산물 생산농가는 그들의 노력이 무색하게 고령화, 자연재해, 가격 경쟁력 부족, 코로나-19로 인해 점점 줄어들고 있고 시장에서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며 절박한 위기에 처해있다. 정책적인 지원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소비자들의 관심이다.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해서 섭취하는 것은 비단 나와 내 가족에게 안전한 영양소를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을 억제하고 토양과 수질 등의 생태계를 지키는 데 일조하는 것이다. 게다가 주변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한다면 푸드마일리지까지 줄일 수 있어서 환경보호에 금상첨화이다. 보통 친환경 농산물을 외면하는 주된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눈앞의 이익과 편리함 만을 고려한다면 그로인해 훗날 치르게 될 대가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은 분명하다. 제도적 개선을 통해 농산물 생산과 관련된 비용을 줄이고 동시에 소비자들의 더 높아진 관심이 지속된다면 생태계 보존을 위한 튼튼한 기반을 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조상들은 콩을 심을 때 3개의 콩알을 심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한 알은 벌레가, 한 알은 새가 먹고, 한 알은 내가 먹기 위함이라고 한다. 우리도 자연과 더불어 공존하고자 하는 조상들의 상생의 지혜를 본받아 지금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여 일상의 소중함을 되찾고 건강한 내일을 향해 나아가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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