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 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내년 3월 실시되는 20대 대선 유력 후보 중 유일한 충북 출신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새로운 물결' 창당을 선언하고 1호 공약을 발표하는 등 본격 대선 행보에 돌입해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여야는 차기 대선도 기존 선거처럼 중도층과 20∼30세대 청년 세대의 지지율이 당락을 가르는 최대 변수라고 분석한다. 정치권은 김 전 부총리가 기존 정치권과 타협을 거부하고 새로운 정치를 선언, 정권 유지와 창출을 위해 이전투구하는 거대 양당 정치, 즉 진영 정치에 실망한 이들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낼 경우 승패를 떠나 대선 판도를 결정짓는 스모킹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대선 출마 선언에 이어 창당 발기인 대회, 1호 공약 발표 등 대선 준비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20일 고향인 충북 음성에서 열린 대선 출마 공식 선언에서 "민생이 매우 어려운 데 정치권은 기득권 유지를 위한 싸움만 한다"며 "삶의 전쟁, 정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대선에 출마했으며, 기존 정치권에 숟가락을 얹지 않고 완주하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거대 양당이 아닌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처럼 최선을 다해 제 길을 뚜벅뿌벅 걸어 가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또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면 기존 정치 관행이나 문법으로 하면 안 된다"며 "여도 야도 아닌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일으키는 무리, 즉 '아반떼'를 결집해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새로운 물결'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는 "정권 교체를 뛰어 넘는 정치 교체를 하겠다"며 "지금의 거대해진 양당 구조로는 대한민국이 20년 넘게 가진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창당 배경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시장 중 가장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이 바로 정치 시장"이라며 "현재 진행되는 거대 양당 경선은 '정권 유지'와 '정권 탈환'을 위해 상대를 흠집 내는 네거티브로 지지층을 자극하고 있다"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한기현 국장대우겸 진천·증평주재
한기현 논설고문

정치 개혁과 관련해서는 "현 시스템에선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며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양당 구조 고착화를 막는 선거법 개정을 주장했다. 특히 새로운 정치 실현을 위한 첫 신호탄으로 공무원 개혁을 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그는 27일 "공무원 철밥통을 깨고, 유연한 정부를 만들겠다. 시험 한 번으로 보장되는 공무원 정년을 폐지해 기득권 공화국을 기회의 나라로 만들겠다"며 공무원 개혁의 당위성을 밝혔다. 이는 장미빛 공약을 남발하는 선거에서 영향력이 큰 공무원 표에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정치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역대 정권에서는 김대중 정부가 공무원 수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실시했으나 부작용이 많아 결국 폐지됐다. 이후 실업 대책의 하나로 공무원 수는 오히려 크게 늘었다. 공무원 개혁은 신중해야 하지만 비대해진 조직을 손봐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국민 공감대가 형성됐다.

신당 '새로운 물결'이 정치 개혁과 공무원 개혁에 이어 어떤 공약을 내걸어 대선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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