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재미·맛… 빵빵 터져요

[중부매일 황진현 기자]'1934', '300', '3천억'. 이 숫자의 의미는 '빵의 도시' 천안시를 압축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천안의 빵의 역사는 1934년부터 시작했으며 현재 300여개의 빵집이 자리잡고 있고 연 매출 3천억원을 올리고 있다는 기록을 보여주는 수치다. 천안시도 이에 발 맞춰 빵의 도시 구현을 위한 천안만의 특색 있는 빵을 브랜드화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편집자


◆since 1934

충남 천안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천안삼거리'와 국민간식 '호도과자'다. 호두과자의 명성은 역사적으로 천안이 '호도 성지'이자 '시배지'와 관련이 깊지만 이런 사실은 외지인들은 잘 모른다. 국내 여행 중 고속도로휴게소에서 맛볼 수 있는 '국민의 간식' 호두과자는 천안시를 원조로 하는 밀가루 과자이자 대한민국 휴게소 대표음식이다.

'호도' 때문에 호두과자로 불린다. 호두과자는 과자류·빵류 또는 떡류의 하위 식품 유형 중 과자에 해당하지만 식감이 과자보다 빵에 가깝고 90%가 즉석에서 제조, 판매된다.

호두과자가 빵이라는 주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별 기준 및 규격에 근거를 두고 있다.

곡물을 주원료로 용매를 흡수해 부풀어 오르는 '팽화(膨化)'하거나 튀기거나 구워낸 것은 과자이고, 밀가루를 주원료로 해 구운 것은 빵이라는 것이 천안시의 설명이다. 결국 호두과자는 밀가루를 주원료로 호두와 함께 굽기 때문에 결국 '빵'이라는 이야기다.

호두과자가 천안의 명물이 된 것은 호두가 천안의 특산물이기도 했지만 1934년 당시 조귀금 씨의 선견지명과 심복순 씨의 외길인생이 천안호두과자를 현재 위치에 오르게 했다.

1934년 천안역 부근에서 시작된 '할머니학화호두과자'는 올해로 87년을 맞고 있다. 당시 제과 기술이 탁월했던 조귀금 씨와 심복순 씨는 예로부터 차와 병과를 즐기던 선현들의 미풍양속을 생각하고 이를 우리생활 속에 되살려보자 하는 뜻에서 여러 종류의 재료 중 천안의 유서 깊은 특산물인 호두를 선택해 병과를 만들었다. 이름 또한 그대로 호두과자라 한 것이 호두과자의 탄생이며 '학화호두과자'의 원조라고 한다.

1934년에 시작한 천안 학화호두과자는 1939년 탄생한 경주 황남빵, 군산 이성당(1945년), 대전 성심당(1956)보다 먼저 개발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

천안에는 현재 50여개 호두과자점을 비롯해 300여개 빵집이 자리 잡고 있으며 연간 매출 약 3천억원에 이른다.

◆빵의 도시 구현 위한 천안시 전략

천안시는 천안만의 강점을 지닌 자원을 활용한 도시 브랜드 구축을 통해 특색 있는 관광도시로 나아가려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박상돈 천안시장은 SNS와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진 소위 '핫한' 제과점들이 천안에 다수 존재하고 있는 지역의 강점을 살려 '빵의 도시 천안'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천안시는 소셜미디어에서 인기가 많지만 홍보와 마케팅 부족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천안의 우수한 빵과 빵집들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매년 10월 10일을 '빵빵데이'로 지정하고 빵지순례 행사를 준비했다. 빵지순례는 접수 신청 인원만 6천797명, 2천329팀에 달해 천안 빵에 대한 인기를 입증했다. 천안시와 대한제과협회 천안시지부는 신청자 중 많은 팔로우 수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17팀과 무작위 추첨을 통해 16팀, 총 100명을 빵지순례자로 선정했다.

시는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특산물을 활용한 호두과자와 더불어 천안만의 특색 있는 빵을 브랜드화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천안만의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 발굴과 함께 조례개정을 통해 천안 맛 집 선정에 제과점을 포함해 각종 행사, 전시회 및 체험행사 등을 통한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시설 환경개선 또한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내년 1월께 동네 빵집 협동조합 설립 유도 및 지원을 통한 공동 구매, 생산·판매, 수익모델 개발 및 사회공헌 등 단계별 사업 추진할 계획이며 빵의 도시 천안 브랜드를 빵 봉투와 포장지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천안의 빵 역사와 스토리 및 지역 빵집 빵지순례 코스를 소개하는 책자를 발간해 전국에 배포할 예정이다. 또 흥타령춤축제 행사장에 빵 홍보관을 설치해 전시·체험·판매행사를 열어 국내외 관람객에게 명품빵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기로 했다.

박상돈 시장은 "체계적인 홍보·마케팅 지원으로 동네 빵집을 활성화해 '빵의 도시 천안'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며 "앞으로 대한민국 빵의 성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입지를 다지는 것은 물론 천안의 새로운 도시 경쟁력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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