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량천에서 만나는 생물
율량천에서 만나는 생물
  • 중부매일
  • 승인 2021.11.0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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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가을은 미호천에 아름다운 노을을 만들어가고 도심의 초록은 오래된 편지처럼 색이 바래 땅으로 내려옵니다. 단풍이 거리마다 가득 채워가면 자연의 절경 속으로 걸어가고 싶어 집니다. 청주의 젖줄인 무심천에는 여러 지천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소규모 하천들은 무심천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줍니다.

율량동으로 터전을 옮기고 나서 제일 먼저 나가본 곳은 율량천입니다. 율량천은 상당산성 북서쪽 사면에서 발원하여 내덕, 율량, 사천을 지나 무심천과 만나게 됩니다. 단순해 보이는 율량천에도 많은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율량천을 유유히 걸어 다니는 왜가리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왜가리는 왝왝 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회적색에 멋스럽지 않은 모습의 새이기 합니다. 하지만 회색의 새는 흰색의 백로와 달리 잘 눈에 띄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왜가리 사이를 다니는 흰뺨검둥오리도 자주 만나게 됩니다. 흰뺨검둥오리는 겨울 철새이지만 몇 마리들은 이동하지 않고 텃새화가 되기도 했습니다. 물속을 부리로 후비고 다니는 모습은 지켜보는 내내 귀엽기까지 합니다. 텃새화가 된 흰뺨검둥오리는 사람을 만나도 잘 날아가지 않습니다. 그 모습에 율량천을 걷는 사람들은 잠시 멈춰 그 모습을 보곤 합니다.

율량천에서 의외의 새를 만나기도 합니다. 바로 파랑새로 불리기도 하는 물총새입니다. 물총새는 여름 철새이지만 최근에는 몇 개체는 월동을 하기도 합니다. 이번에 만난 물총새는 어린 물총새였습니다. 두 마리가 나무에 앉아서 물고기를 낚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잠시 후 벼락같이 물속으로 달려들어 어린 피라미를 물고 나옵니다. 생생하고 활동적인 다큐멘터리가 율량천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새들이 살 수 있는 것은 율량천의 수질이 좋고 물고기가 많이 서식하기 때문입니다. 율량천에 사는 물고기는 피라미, 납자루, 참마자, 누치, 모래무지, 돌고기, 붕어, 미꾸리 등이 있습니다. 물고기를 다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삶의 풍요로움이 가득해집니다. 작은 피라미들이 돌 사이를 다니며 모래 위에는 모래무지가 슬슬 옴겨다닙니다. 아쉬운 것은 수심이 깊지 않기 때문에 큰 물고기들이 없어 수달을 만날 수 없습니다. 하천 주변에 수달의 배설물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지만 아쉽지만 아직까지 흔적을 찾지 못했습니다.

율량천 주변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지금은 하얗게 변한 억새와 부스스한 달뿌리풀, 갈대까지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해 줍니다. 물 밖으론 고마리들이 군락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분홍색과 흰색으로 작은 꽃을 피우는 고마리는 수질을 정화해주는 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 금계국과 개망초, 애기똥풀, 소리쟁이, 분꽃, 코스모스 등 다양한 풀들이 율량천 주변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길을 따라 심어진 살구나무와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자리를 잡고 있으면 그 밑으론 무궁화와 화살나무, 쥐똥나무들이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있습니다. 물가엔 버드나무가 잎을 늘어뜨리고 있어 작은 새들의 안식처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박현수 숲해설가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율량천을 따라 걸으며 생명들을 하나하나 찾아봅니다. 도심에 작은 하천은 많은 생명을 품어줄 수 있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곳입니다. 율량천은 미세먼지를 줄여주는 환경적인 역할과 도심의 온도를 낮춰주고 상당산성과 무심천에 공기를 순환시키는 통로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또 자연의 아름다움을 제공하기에 도심의 심미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율량천은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큰 도로가 생기고 주변에는 건물과 대규모 아파트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예전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지만 율량천은 아직도 자신의 길을 따라 흘러가고 있습니다. 무심천과 미호천 그리고 금강까지 생태적으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 작은 하천을 생태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 첫 단계입니다. 율량천이 더 생태적인 자연형 하천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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