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송~청주간 충북선을 달리는 화물열차의 모습 / 중부매일DB
오송~청주간 충북선을 달리는 화물열차의 모습 / 중부매일DB

그동안 주요 국가교통망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충북 남부지역의 교통여건이 날로 새로워지고 있다. 얼마전 향후 10년간 추진될 국가도로망계획에 이 지역을 관통하는 고속도로가 여럿 그려진데 이어 대전~옥천간 광역철도 구축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철도와 고속도로 등 국가 교통망이 진작부터 충북 남부지역을 경유하기는 했지만 이렇다할 혜택을 주지 못했다. 노선이 중심지에서 벗어났거나 운행이 적거나해서 이용이 어려웠던 까닭이다. 하지만 새로 추진되는 교통망은 그 쓰임새에서 이전 것과는 확연히 달라 보인다.

대전~옥천역까지 20㎞를 광역철도로 연장하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구간 운행시간이 15분으로 줄어든다. 오는 2023년 착공,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해 기대감도 크다. 이에따른 운행횟수 증가도 두드러지는데 하루 18회에서 64회로 3.5배 이상 늘어난다. 운행간격도 18분으로 현재의 1시간에서 크게 줄어든다. 이같은 운행상황만으로도 옥천 등지에서 대전생활권을 이용하기가 수월해진다. 더구나 대전도시철도로의 환승이 가능해 인구이동 등 교류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하루 이용객이 1만4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옥천 등 충북남부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광역철도 구축은 2016년 사전타당성 조사를 하는 등 벌써부터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사업주체들간의 이견으로 수년간 미뤄진 끝에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이처럼 답보상태였던 사업이 급물살을 탄데에는 충청권 메가시티(초광역협력)가 바탕에 깔려있다. 대전~세종~청주를 연결하는 광역철도망과 연계해 철도가 메가시티 교통망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메가시티의 영역이 넓어지고 영향력이 더 커지게 된다. 단순히 이동편의에 그칠 일이 아니란 것이다.

충청권 등 전국의 초광역협력 구축사업 추진에 대한 정부지원에서 알수 있듯이 가장 중요한 관건은 대중교통망 형성이다. 광역권을 일일생활권으로 묶는 교통망이 없다면 협력은커녕 교류도 안된다. 당장 충청권만 봐도 대전과 세종, 청주는 지리적으로는 가까워도 정서적으로 거리감이 존재한다. 지금보다 훨씬 걸음이 쉬워지고 왕래가 빈번해져야 하나의 생활권이 될 수 있다. 충북남부지역도 다르지 않다. 청주권과 보은·옥천·영동 등을 잇는 새 고속도로를 주목하는 것도 이런 연유다. 길이 열려야 마음이 이어진다.

그러나 길이 열리는 게 다는 아니다. 열린 길을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핵심이다. 지금부터 길을 제대로 이용할 방안을 고민하고 찾아야 한다. 무작정 길만 뚫어서는 경제적 종속만 심화된다. 큰 도시가 주변 지역을 장악하고 빨아들이는 것은 순식간이며 이는 경제적 관계에서 비롯된다. 철도망 구축의 첫걸음처럼 초광역협력의 밑그림에 첫 획이 그어져야 한다. 지역별 역할을 정리하고 함께하고 따로 할 일들을 나눠야 한다. 이런 밑그림에 맞춰 철도망을 활성화해야 한다. 오늘 준비를 안하면 내일을 기대할 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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