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장

일자리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출근하자마자 예정되어 있던 사업이 갑작스럽게 연기됐다고 소식을 전한다. 궁금함에 이유를 물어보니 해당 학교에 확진자가 발생해서 당분간 폐쇄되었다는 것이다. 전문계 고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취업 심화 컨설팅을 지원하는 사업에 삼십 여명의 학생이 참여하기로 했던 약속은 그렇게 다음 주로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침에 펼쳐든 신문 머리기사에는 위드 코로나의 단계적 시작을 알리는 신문기사 내용이 가득하다.

'반갑다 가을야구'라는 머리기사에는 잠실야구장에 빼곡히 앉은 프로야구 관중들의 사진이 실려 있다. "8명인데 붙어 앉아도 되죠?"라는 기사에는 사적모임이 12명까지 확대되고 못 만났던 친구, 동료들과의 친분을 돈독히 하는 자리가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의 얼굴에 미소를 찾아주고 있다는 내용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 어언 2년 남짓. 우리나라는 11월 1일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비록 단계별 일상회복이지만 그동안 단절되었던 일상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만으로도 다들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손님을 맞는 소상공인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영업시간이 밤 12시간까지 연장되면서 지원금에 기대기보다는 실질적 영업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경제적 어려움도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힘겹게 버텨온 만큼 정상 영업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2년 가까이 문을 닫았던 여행사들도 기지개를 켜고 있고, 숨 죽였던 다른 분야도 꿈틀꿈틀 움직임을 시작하는 모양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에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되어 있다. 충북의 경우 10월 체감경기는 지난달보다 1.3p 상승한 61.3을 기록했고, 11월 전망지수도 3.5p 상승한 83.9를 기록했다. BSI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작으면 경기가 좋지 않다는 의미이며, 크면 호조라는 뜻이다. 전망지수가 100보다 작은 수치이긴 해도 더 커진 기대감을 반영한 수치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경기전망 호전 이유를 묻는 설문에 '위드 코로나 시대 기대'가 22.9%로 가장 큰 응답비율을 보인 까닭이다.

문제는 단계별 위드 코로나가 순조롭게 시행될 수 있느냐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단계적 일상회복은 6주 간격으로 3단계로 시행된다. 1단계는 생업시설 운영제한 완화이고, 2단계에서는 대규모 행사 허용, 3단계에서는 사적모임 제한 해제로 큰 가닥을 잡고 있다. 1단계를 시작한 지금의 상황이 순조로울 때 2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시행 예고가 나오면서 '할로윈데이'를 맞은 지난 주말 서울 번화가는 인파로 가득 찼다는 소식이다. 언제부터 기념했는지 모를 이 기념일에 쏟아져 나온 젊은이와 위드 코로나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서울의 유명 거리를 채우면서 코로나가 확산 될 것이라는 우려도 다시 부각됐다.

이번 위드 코로나의 시행은 모두가 일상을 되찾아가는 시작이다. 오랫동안 억눌려 왔던 자유를 누리려면 모두가 감수해야 하는 규칙이 있다. 단계적인 일상회복이 진행될 때 방역 제한도 모두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지원기관과 소상공인에 도움을 주는 기관, 일자리 지원기관도 준비해야할 것들을 꼼꼼히 챙겨 봐야할 것이다. 이제 달력을 두 장 남겨둔 시점에서 그동안 진행했단 사업의 성과를 챙겨보았다. 자금지원은 코로나의 영향 없이 진행되기에 성과달성에 문제가 없고, 해외마케팅 지원사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적절히 병행하여 어려운 가운데도 목표치 달성이 가능할 것을 판단된다. 다만, 일자리 지원사업은 예년에 비해 달성률이 다소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만나는 기업인마다 부탁하는 것이 사람이 없어 생산라인을 가동할 수 없으니 사람을 구해달라는 것이다. 몇 개월 동안 채용공고를 해도 지원자가 없다. 약속한 면접자도 연락 없이 불참하는 것이 일쑤라고 한다. 고용문제 연구기관에서도 뾰족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일자리업무를 담당하는 상담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예년에 비해 구직자의 수가 상당히 줄었다는 의견이다. 더구나 충북지역은 취업알선 방법으로 구직자와 인사담당자가 직접 만나서 현장면접을 통해 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 당연히 코로나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올해 충북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다소 저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이유다.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위드 코로나의 시행은 기업들의 채용지원에도 물꼬를 터준 셈이 된 것이니 채용시장의 분위기도 소상공인들이 거는 기대에 발맞춰 바뀌었으면 좋겠다. 모쪼록 위드 코로나의 단계별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개인방역을 서로 잘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코로나가 없던 기업과 소상공인의 일상이 예전으로 하루 속히 복귀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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