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현종 그리고 천안 홍경사' 학술대회서 제기
2009년 시험발굴 후 방치… 입지적 중요성 강조
토론자들, 천안시·충남도·문화재청 관심 촉구

박상돈 천안시장이 지난 5일 봉선홍경사 창건 1000주년 학술대회에서 천안시의 역사성과 시대적 사명을 강조했다. /송문용
박상돈 천안시장이 지난 5일 봉선홍경사 창건 1000주년 학술대회에서 천안시의 역사성과 시대적 사명을 강조했다. /송문용

[중부매일 송문용 기자]"무엇보다 봉선홍경사터에 대한 본격적 발굴 조사가 시급하다."

지난 5일 천안시청에서 열린 '고려 현종, 그리고 천안 홍경사' 학술대회 참여자 모두가 공감한 결론이다. 이날은 절 창건 1천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행사를 주관한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조한필) 이호경 책임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홍경사는 2009년 시험적 발굴 후 지금껏 조사가 멈춘 상태다. 참가 학자들은 사찰의 중요성에 비춰 너무 오랫동안 방치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희 한국교원대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이 절은 고려 현종이 국가적 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여 지은 사찰"이라며 "이는 태조 왕건이 천안도독부 설치를 통해 후삼국 통일을 이룬 것과 짝을 이뤄 천안의 입지적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 한 발표자는 봉선홍경사 이름에서 현종이 부모(안종과 헌정왕후)를 기리는 뜻의 '봉선(奉先)'과 함께 '홍경(弘慶)'의 의미에 주목했다. '경사를 널리 알리려는' 각별한 어떤 뜻이 있을 거란 얘기다. 이와 관련 현종이 할아버지 왕건의 건국 대업에 이은 강력한 고려 왕권 의 확립을 기념하려 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 토론자는 왕건이 다녀간 천안 수헐원과 홍경사-천안 성거읍 천흥사-천안 대평리 사찰(국보 '보협인석탑' 출토)-진천을 연결하는 동서교통로를 상정하기도 했다. 그만큼 고려 초 천안이 국가 교통로상 중요성이 높았다는 주장이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윤용혁 공주대 명예교수는 "홍경사의 국보 이름 '갈기비(碣記碑)'가 일반인에겐 너무 어렵다"면서 "조선시대 지도에 나오듯 그냥 홍경사비(碑)로 부를 순 없냐"고 했다.

조원창 한얼문화유산연구원장은 토론에서 "탑, 금당 터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절의 역할 및 의미를 논하는 건 한계가 있다"면서 "우선적으로 절 규모(寺域)를 확인하는 발굴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자 및 토론자들은 본격 발굴을 위해 천안시와 충남도, 그리고 문화재청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환영사에서 "천안이 후삼국 통일의 발판이 되었듯, 분단시대를 극복하는 남북통일의 전진기지가 돼야한다"면서 천안의 역사 정체성과 시대적 사명을 명확히 하기 위해 학술대회를 계속 열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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