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 잔]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

팝 음악을 좋아하게 되면서 여러 아티스트들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비틀스의 경우는 매우 특별했다. 단순히 좋아하는 노래를 부른 가수라는 차원을 넘어선 '그 무엇'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불우했던 젊은이들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로 성장한 성공 스토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반전 운동의 선봉에 서며, 사랑과 평화를 꿈꾸었던 몽상가 존 레넌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간단한 악기 편성과 단순한 코드 진행만으로도 음악은 충분히 사람들에게 감동적일 수 있음을 증명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필자는 청주에서는 최초로 지역 작가 두 분과 함께 자체 기획과 소장품을 가지고 Beatles 전시를 열었다. 충청대 박용수 교수께서는 Beatles와 BTS를 모티브로 만든 스피커와 금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Beatles Ballards 앨범 커버를 적용한 스피커로 함께 했고, 청주지역 중견 서양화가인 서영란 작가는 16점의 작품으로 함께 했다.

전시가 시작되고 3일이 지난 오늘까지를 보면, 서영란 작가의 그림이 가장 큰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처음 서영란 작가에게 비틀스의 노래가 담긴 USB 메모리를 주었을 때를 생각하면 이건 정말 놀라운 반응이다.

비틀스의 노래를 계속 반복해서 들어보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하여 줄 것을 요구했을 때만 해도, 서영란 작가는 유명한 몇 곡의 노래를 들어봤다는 정도였지만,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너무나 행복했다는 그녀는, 이제 '비틀 마니아'나 '비틀스 전도사'로 변신한 모습이다.

그녀의 작품을 보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팝송인 Yesterday의 악보 위에 폴 매카트니를 함께 놓아 아직 살아 있는 전설을 표현하기도 하고, 나이지리아 말로 '인생은 흘러가는거야'라는 의미의 노래 'Ob-La-Di Ob-La-Da'를 주제로 코로나 상황으로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위로와 희망을 그려냈다.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

어떤 분은 그녀의 그림을 보면서 20세기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분으로 불리는 프랑스의 '앙리 마티스'가 떠오른다고 했다. 앙리 마티스가 말년에 펴낸 작품집인 'Jazz'에서처럼 서영란 작가의 그림에서도 마치 북 아트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악보와 그림과 이미지가 여러 겹의 레이어를 형성하고 있고, 그중 일부를 걷어 내어 기층에 있는 내용을 살짝살짝 보여주고 있었다. 비틀스의 음악적 뿌리가 Rock&Roll이고 그 음악은 결국 Jazz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재즈와 앙리 마티스와 비틀스와 서영란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 시공을 초월해서 연결되었고 교감했다고도 볼 수 있다.

유재하나 들국화가 한국 대중음악계에 등장하기 이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팝송을 좋아했고, 그중 최고는 언제나 Beatles였다. 필자는 언젠가 비틀스로 전시를 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고, 지난 35년간 틈틈이 준비를 해왔다. '삶이 힘든 이유는 내가 원하는 것을 찾으려 하지 않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잊지만 않는다면, 언젠가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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