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창수 충북문화예술포럼 사무처장

모든 예술가는 아니겠지만, 다수의 예술가는 경제 활동을 잘하지 못한다. 예술가 삶의 기준이 일반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과의 목표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예술활동이 경제활동과 관계가 적다 보니 경제적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결과겠지만, 그래도 예술가들은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현실은, 촉망받던 예술가들이 병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병들고,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는 일도 생긴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예술가들은 나름 생존을 스스로 해결하며 예술가 답게 사회에 일조하며 살고 있다.

생존위기의 예술가가 느는 것을 막고 빠른 도움을 주고자 정부에서는 예술인 실태조사를 했다. 현실적 대안마련을 위해 예술가 5천여 명을 표본조사 하여 예술활동수입조사를 했다. 2015년 예술가 실태조사를 통해 각 분야별 예술가 활동 수입을 정리했는데 전공에 따른 편차가 심했다. 개별 활동하는 전공과 공공적이거나 단체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전공에 따라 수익 편차가 발생됐다. 건축, 방송관련 예술활동은 고수익이었고 문학, 미술, 사진은 저수익 활동으로 분류됐다. 이렇게 생존에 필요한 수익구조에 문제가 생기면 자립활동이 어렵게 되고 이런 자립활동의 어려움은 그 전공의 도태로 연결된다.

이런 전공을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장기적 관점의 교육지원 정책이다. 물론 교육시스템의 지원은 사회에서 자립 유지가 가능한 예술시장과 병행되어야 하겠으나 기초 순수 예술학과가 시장 논리 속 사라지는 것을 우선적으로 막아야 한다. 특히 순수예술학과는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에 가장 중요한 축을 형성하는 토대이므로 지역에서는 기초 순수예술학과를 장려하고 유지해야 한다.

10 여년 전 Nature(영국에서 발매되는 세계적인 과학잡지)에서 선정한 인류의 10대 천재 중 예술가 5명이 선정됐다. 인류에 끼친 영향 중 문화예술이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천재들의 통장 잔고가 얼마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정신적, 예술적 유산을 통해 인류가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었고 인류 스스로 진화를 이끌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예술가 생존 목적도 그 천재들과 같은 새로움을 창조하고 자신의 생각을 완성, 표현하는 것에 일생을 바친다. 지역에서 지역의 창의적 인류진화에 지역 예술인들이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재를 생산하는 시스템이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초등학생의 장래희망이 교사와 건물주인이고 대학생의 희망이 공무원이라는 한국사회에서 예술가의 예술활동은 사치스러운 오락으로 비쳐질지도 모를 일이다. 공무원 시험에 청년의 희망이 모이는 게 봉사나 국가 발전을 위한 것으로는 보이진 않는다. 개인 미래에 대한 안정을 추구하려는 마음에서 오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정적 직업으로 극복하려는 것이다.

이창수 충북문화예술포럼 사무처장
이창수 충북문화예술포럼 사무처장

아침 일찍 일어나 일터로 나가는 대한민국의 산업역군을 보면서 감동하던 시대가 지나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감동의 방법도 바뀌었다. 지역은 지역에 맞는 방법으로 해석하고 느끼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희망이 꼭 대도시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군소도시에서 보여주려면 거기에 걸 맞는 문화예술토대가 있어야 한다. 그 토대를 만드는 기초가 지역의 순수예술학과이며 여기에서 미래의 인류를 바꾸는 천재들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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