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19일 청주 하나병원 앞에서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유족과 논의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가족협의회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19일 청주 하나병원 앞에서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유족과 논의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가족협의회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정 청장은 지난 19일 청주 하나병원에서 코로나19 모더나 백신을 추가 접종했다.

이 소식을 들은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가족협의회(코백회)' 회원들이 하나병원 앞에서 "백신 접종 후 숨진 자녀의 사망과 백신의 인과관계를 밝혀달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백신 접종을 마친 정 청장이 병원을 벗어나기 위해 탑승한 차량의 통행을 가로막고 문을 두드리며 "차에서 내려 직접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현장에서 제지하는 경찰에게도 울음을 터뜨리며 "내 딸이 죽었는데 이 정도 항의도 못하냐"고 소리쳤다.

결국 정 청장은 차에서 내려 "가족을 잃은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곧 질병관리청에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뒤 떠났다.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유족들이 19일 청주 하나병원 앞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가족협의회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유족들이 19일 청주 하나병원 앞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가족협의회

또 백신 부작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은 이상 반응은 시간이 경과해야만 알 수 있다"며 "해외 동향 분석 등으로 피해 보상 범위 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백회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김기윤 변호사는 "질병관리청이 계속 백신과 부작용의 인과성을 부인하면서 유족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다"며 "정은경 청장은 피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국정감사에서 약속한 대로 면담 자리를 마련해 유족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백회는 정부가 백신 접종의 부작용을 피해자에게 떠넘기는 제도를 개선하고 제대로 된 치료 지원 등을 받기 위해 피해자와 유족들이 모인 단체이다. 질병청의 인과성 인정에 대해 지난달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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