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외부기관에 재조사 요구… 2차 가해 법적대응
폐쇄적 조직문화로 조사 한계, 제도개선 필요
원장과 Q씨 등에 책임 있는 모습 보여라 목소리도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Q씨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는 A교수는 지역 유력 정치인의 아내다. 자신의 사건이 알려질 경우, 사건의 진실보다는 신분배경에 초점이 맞춰질 것을 알면서도 언론에 피해사실을 호소한 이유는 살기위해서다.

2019년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 채용된 A교수는 '낙하산'이라는 색안경을 쓴 직원들의 시선과 싸워야 했다. 수십년간 자신의 분야에서 착실하게 경력을 쌓아왔던 A교수는 당당하게 편견과 맞섰다. 하지만 조직적인 괴롭힘 앞에 그는 서서히 무너졌다.

A교수는 "특정인을 중심으로 알 수 없는 밀어내기가 시작됐다"며 "각종 비위로 개발원에 피해를 준 Q씨가 직원들을 괴롭혀도 개발원은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Q씨의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피폐해져갔고, 살기 위해 낸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불인정됐다"며 "결국 가해자가 피해자의 평정권자가 되는 코미디로 제 직장마저 뺏어갔다"고 호소했다.

장애인이라 업무적으로 배려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던 중증장애인 C씨는 꾸준한 자기개발을 통해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돌아온 말은 '예산 따와 봐, (장애인이니) 불쌍하게 보여서'였다. C씨 역시 개발원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했지만 철저하게 가해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본 조사위는 '불인정' 처분을 내렸다. 그는 현재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 중이다.

개발원 내에서 자신의 피해사실을 인정받지 못한 A교수와 C씨는 외부기관에 사안을 다시 판단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2차 가해 행위 등에 대한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개발원 노조위원장은 "조직 내 괴롭힘 사건이 불인정 된 부분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또 가해자로 지목된 이가 재계약 점수를 매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문제제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기관에는 특정 조직문화가 있다"며 운을 뗀 후 "교수직열의 특이점 때문에 A교수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한다"며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개발원 관계자는 "기관 내 괴롭힘 조사 자체가 특정인들의 입맛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인사배치"라며 "외부에서 참여하는 전문가 역시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고 우려했다. 이에 "기관 내에서 불인정 된 사건은 그 기관 스스로 인권위나 노동위에 사건을 재평가 받도록 신청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A씨와 C씨는 현재 일부 직원들로부터 '직장 내 분란을 조장하는 사람'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와 반대로 '조직 내 문제에 공감한다'며 허선 원장과 Q씨의 책임 있는 모습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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