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단체 "인재 유출 가속… 지역 예술계 위기"

충북문화예술인단체가 23일 충북대학교에 예술대학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지효
충북문화예술인단체가 23일 충북대학교에 예술대학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지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충북의 대학, 충북대학교는 예술대학을 설치해야 한다."

충북예총, 충북문화원연합회, 충북민예총, 충북문화예술포럼, 충북문화예술교육학회(준)으로 구성된 충북문화예술단체(이하 단체)는 23일 충북문화예술인회관 5층에서 충북대에 예술대학 설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단체는 "충북도 예술가 양성에 크게 기여했던 지역 내 사립대학들이 현실적인 여건으로 기초예술과 순수예술 학과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면서 충북의 문화예술생태계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70년 동안 충북도민과 함께 해온 충북대에서 예술대학을 설치해 충북의 청년들이 문화예술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대와 서원대는 예술대학을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했고, 충주 건국대 글로컬캠퍼스도 디자인대학 내 회화, 도자, 금속 전공을 통합해 조형예술학과로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북대를 비롯한 음성의 극동대, 괴산 중원대, 제천 세명대, 충주 한국교통대에서도 제대로 된 예술대학 없이 인문대와 융합과학군 안에서 관련 학과를 운영중이다.

단체는 충북의 예술대학 부재로 지역의 예비 전문예술인들이 다른지역으로 진학하거나 활동기반이 취약한 충북을 떠나는 자원유출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지역의 예술단 인원도 타지역 출신으로 충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적 재원이 투입되는 각종 문화예술 지원사업 역시 타 지역 예술인들의 참여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지역문화예술 재원의 역외 유출까지 걱정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들 단체는 "충북대는 기존 미술과와 함께 국악과와 무용과를 근간으로 하는 예술대학을 설치해야 한다"며 "교육부도 충북대 예술대학 설치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지원방안 검토 실행을 촉구했다.

단체는 "이것은 대학 정원과 학내 문제가 아닌 지역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며 "지역의 불균형이 곧 불공정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문화예술계의 심각한 현장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향후 대선공약으로도 이 사안에 대해 지속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교육부와 충북대에서도 예술대학 설치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교육부의 순증원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다.

김수갑 충북대 총장은 "현재로서는 대학 내에서 인원 조정으로 할 수는 있지만 구성원의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렇지만 예술대학의 설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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