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고추·참깨 생산량 전년比 60%씩 급증 '호재' 기록 중
재배면적 늘고 생육환경 좋아 가격폭락 '속앓이'

24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고추를 구매하고 있다. /김명년
24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고추를 구매하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올 한해 열심히 키우면 뭐하나요.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데."

충북도내 고추·참깨 생산량이 생육상태의 양호로 크게 증가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충북 도내 고추 생산량은 7천456t으로 지난해(4천669t) 대비 2천787t(5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지난해 생육기(7~8월) 이후 고추 가격의 강세 덕분이다.

지난해 건고추 이삭기인 1~5월 평균 도매 가격(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건-상품)은 1㎏당 1만3천412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2만5천615원으로 크게 올랐다.

고추 가격의 상승으로 재배 면적도 늘었다. 올해 고추 재배면적은 2천850㏊로 지난해(2천792㏊)보다 2.1% 넓어졌다.

더구나 생육기인 7~8월 평균 강수량 역시 올해 523.3㎜로 작년(848.5㎜)보다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병해(탄저병)도 크게 줄어드는 등 생육환경이 좋아지면서 10㏊당 생산량 역시 56.9% 상승( 2020년 167㎏→2021년 262㎏)했다.

참깨 역시 올해 생산량은 871t으로 작년(546t)보다 325t(59.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참깨 또한 파종기(3~5월) 평균가격(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백색-상품)은 올해 3만1천165원으로 지난해(1만6천721원)보다 두배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5월 잦은 강우로 재배면적은 1천509㏊로 지난해(1천767㏊)보다 14.6% 줄었다.

다만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잦은 강우로 역대적 저조한 생육환경과 수해 또한 높았던 지난해보다 생육기 및 수확기(7~8월) 강수량이 평년수준을 유지하면서 작황이 좋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방증하듯 참깨의 10a당 생산량은 58㎏으로 87% 증가했다.

반면 일선 재배 농가들은 이 같은 호재를 반기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해 가격 강세에 고추와 참깨를 재배하는 농민들이 몰리는 등 생산량이 예상 이상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가격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고추를 구매하고 있다. /김명년
24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고추를 구매하고 있다. /김명년

청주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권혁중(71)씨는 "올해 고추 가격이 폭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7만t 수준을 유지해야 했으나 9만t을 넘긴 상태"며 "이미 가격은 계속 줄어들어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늘어나는 인건비 감당도 안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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