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동빈 사회경제부

2018년 생도 뺨을 때려 징계를 받은 A중령이 공군사관학교(이하 공사)로 돌아온다. 공사가 A중령을 다시 받은 이유는 두 가지로 추측된다. A중령이 폭행이력을 상쇄할 만큼 뛰어난 업무역량을 지닌 대체 불가한 인재이거나, 공군 내에 공사 교수직을 맡을 능력있는 사람이 없는 경우다.

일각에서는 공사 교수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카르텔을 작동시킨다는 소설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동의하기 어렵다. 공군 최정예를 양성하는 공사에서 그런 일이 있다면, 그리고 방치한다면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이 묵인할 리 없다. 박 참모총장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공사 교장을 역임했다. 그는 2020년 10월 A중령의 조기(?) 복귀가 추진될 때 이를 뒤집은 인사권자다. 이처럼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박 참모총장이 묵인할리 없다.

공사생도들은 'A중령이 뛰어난 인재'이거나 '공군에 교수직을 맡을 인재가 없다'는 두 가지 진실 중 하나에 직면해 있다. 그런 A중령에게 강의를 듣고 우리나라 영공을 수호하는 최정예 인재로 거듭나야 한다.

"3년간 자숙했다." 공사가 밝힌 A중령 복직 이유다. 자숙했을까 의문이 든다. A중령은 생도 뺨을 때리고도 처벌불원을 받아내 형사처벌을 피했고 경징계를 받았다. 그리고 조직의 비호 속에 공사 교수로의 복직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잠시 귀양갔다오겠다." 징계성 인사로 타 부대로 갈 때 A중령이 동료들에게 했다는 말이다.

신동빈 사회부 기자
신동빈 사회경제부

A중령의 공사 복귀 소식을 접한 내부관계자들은 '참담하다'며 언론사에 제보를 보내고 있다. 공사의 잘못된 관행을, 그리고 시대에 뒤쳐진 인식을 바로잡아달라는 호소다. 그러나 공사는 언론보도 이후에도 꿈쩍하지 않을 것이다. A중령이 폭력이력을 상쇄하는 너무 뛰어난 인재이거나, 공군 내에 그를 대체할 인재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도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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