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창석 전 공주교육장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덥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하략) -프랑스 시인 구르몽의 '낙엽'

가을은 점점 깊어가고 마을의 언덕과 산들에는 자연에 순응하는 식물들의 흔적이 겹겹이 쌓여가고 있다. 그렇다 자연은 모든 것에 순응하고 버리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어찌 그리 집착하고 버리지 못하는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2년여 고생하다 이제 겨우 일상으로 돌아온 듯 하였지만, 유럽 등 해외는 물론 한국도 수도권의 병상이 모자랄 정도로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얼마 전 뉴스에는 코로나 이후 한국의 배달음식을 비롯한 배달의 찌꺼기들을 각 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하지 못 할 정도로 포화상태가 됐다고 한다. 또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썩지 않으면서 온 지구를 뒤덮고 있으며,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많은 플라스틱이 떠다닐 것이라고 한다.

며칠 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렸던 제26회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는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그 결과는 알맹이 없는 말잔치로 끝났다. 각국은 미래 기온 상승으로 인한 인류의 멸망은 강 건너 불로 생각하고 각자 자기나라의 이익을 위해 주판알을 튕기고 있었다. 얼마나 한심한 일이고 안타까운 일인가?, 마치 인류는 타 죽을 줄을 모르고 불을 향해 달려드는 불나방 같은 짓을 하고 있으며, 점차 따뜻해지는 뜨거운 물에 앉아 노래하는 삶아질 개구리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최창석 전 공주교육장<br>
최창석 전 공주교육장

이제는 인류 모두가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 아름다운 초록별은 우리 세대만 살고 끝날 지구가 아니다. 우리의 아들, 손자 그리고 자손만대가 행복을 이어가야 할 모두의 공간이다. 지금 당장은 불편하더라도 미래 세대를 위해 그 불편함과 물질적 풍요를 자제해야 한다. 우리가 파괴한 자연이 미래 후손들을 공격해 멸망시키기 전에 파괴와 변형, 오염을 자제해야 한다. 이 아름다운 가을의 끝자락에서 우리 후손들이 걱정되고 아름다운 지구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이 글이 지금 당장은 기분 나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며, 쓸데없는 걱정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앞으로 환경파괴와 기후위기 문제는 인류가 당면한 절대 절명의 문제임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시 한 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지구의 미래를 생각해보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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