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미호천 강둑에서 지는 해를 보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입니다. 대지가 열린 곳으로 노을 진 강 길이 펼쳐지면 인간의 존재는 자연의 한 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벅차게 다가옵니다. 미호천은 이제 강이라는 이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럼 천(川)과 강(江)의 차이점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규모로 보면 작은 하천을 천, 큰 것은 강이라고 정의하지만 이게 애매모호한 점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를 천으로 볼 것인지 규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치수 작업이 이루어진 하천을 강 그렇지 않은 하천을 천으로 불리며 그 명칭이 따라왔다는 것입니다.

미호천의 규모로 볼 때 한강과 합류되는 섬강이나 동강의 규모와 다르지 않으며 금강의 동진강과 만경강 역시 규모가 비슷하거나 더 작은 편입니다. 미호천의 규모로 강이 되지 못한 이유는 없는 것이긴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미호강이 될 수 있는 생태적인 조건에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 충청북도에서 미호강 프로젝트 사업을 발표했습니다. 공식적인 미호강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설계 용역비만 8억 원에 총사업비는 6천500억이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기게 되는데 과연 이 사업비로 미호천의 수질이 개선되고 생태환경이 나아질 것이냐 겁니다. 미호천 프로젝트 사업의 목적을 읽어보면 미호천의 위상을 높이고 하천의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위해 수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쉽게 그동안 미호천을 방치해 왔으나 이제 효율적으로 하천의 공간을 활용하고자 하는데 그러다 보니 수질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친수공간 활용과 체험 및 관광 순환 루트 개설, 친환경적인 편의시설, 체육공간, 문화공간 확충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댐을 활용하셔 수심을 높이고 1급수의 수질로 만들겠다고 하는데 만약 성공하게 되면 세계적으로 남을 생태복원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아님 4대 강 사업의 아류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미호천은 어떤 상황일까요? 미호천의 수질은 3~4등급의 좋지 않은 수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상류부터 하류까지 모래로 가득한 모래강의 수질이 좋지 않다는 것은 다량의 오염원이 지속적으로 미호천에 방류되고 있는 증거입니다. 미호천의 수질이 좋지 않아 진 것은 첫 번째가 산단 개발입니다.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오면서 오염수를 정수를 했다고 하지만 실제 배출되는 곳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또한 미호천의 지류를 따라서 개발된 산업단지 역시 소하천을 따라서 미호천으로 유입됩니다. 예를 들어 미호천 지류인 음성군 한천을 중심으로 진천신척산업단지, 유촌산업단지, 음성맹동산업단지, 충북혁신도시가 조성되었으며 추가로 음성성본산업단지, 음성맹동인곡산업단지 등이 추가로 조성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천의 수질을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호천을 중심으로 청주시에는 네오테크밸리, 하이테크밸리의 대규모 산단이 개발 예정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산업단지를 계속 조성하면서 미호강 수질 개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두 번째로 미호천을 오염시키는 원인 중 하나는 가축분뇨입니다. 한우, 젖소, 돼지, 닭·오리 등 충북에서 사육되는 가축의 70% 이상이 미호천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현재도 오창 일대와 증평, 진천, 음성에는 지속적으로 미호천과 지류에 대규모 축사가 건설되고 있으며 이에 관련하여 가축분뇨 처리 시설은 청주시 내수읍에 1곳밖에 없습니다. 대략 미호천 일대에서 발생하는 일일 6천200톤 정도로 추정되는데 처리시설은 일일 100톤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자체 처리인데 퇴비를 만들어서 미호천 주변의 논과 밭에 뿌려지고 있습니다. 이 분뇨는 장마철에 물을 따라서 미호천으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산단과 축산분뇨를 관리하는 비용만으로도 전체 사업비 6천500억으로 가능하질도 의문입니다.

박현수 숲해설가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미호천은 다행하게도 4대 강 사업에서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지방자치에서도 방치되었기 때문에 자연형 하천으로 남아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은 생태계를 복원하고 유지하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미호천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이 복원력 때문입니다. 이제 우린 그 힘을 믿고 하나하나 교란을 줄여주는 조력하는 사업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천(川)에서 강(江)으로 이름만 바뀌는 것은 무의미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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