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에어로폴리스 3지구 위치도.
청주에어로폴리스 위치도.

한때 사업이 중단되는 등 충북도의 대표적 실패사업으로 꼽히던 에어로폴리스가 날개를 펴고 있다. 청주국제공항 주변에 항공관련 산업을 집적화하기 위한 에어로폴리스가 하나씩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당초 겨냥했던 고정익 민항기 정비에서 회전익으로 바꾼 게 주효했다. 관련 업체들의 잇단 입주계획에 이어 소비자 격인 119항공정비실이 둥지를 틀게 됐다. 이제 겨우 첫걸음일 뿐이지만 첫단추를 끼우는 게 가장 어려운 법이다. 위기에 굴하지 않고 끈기와 도전으로 일군 성공사례여서 그 의미는 더 커 보인다.

에어로폴리스는 지난 2010년 항공정비사업(MRO) 유치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손을 잡으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고정익 MRO가 경남사천으로 넘어가고 국내항공사의 사업포기로 인해 에어로폴리스는 허공에 뜬 상태가 됐다. 단지조성이 중단되고 사업자체가 존폐 기로에 처한 그때 회전익 MRO가 위기를 극복할 대안이자 기회로 찾아왔다. 이후 2019년 회전익 정비업체 3곳과 투자협약을 시작으로 에어로폴리스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이런 곡절 끝에 단지는 3지구까지 확대됐고 119항공정비실도 오게 됐다.

결국 119항공정비실 유치는 MRO 추진을 포기하지 않고 돌파구를 찾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충북도는 정비물량 100여대를 확보한데 이어 민간 200여대, 군용 700여대 등 총 1천여대로 MRO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더 나아가 119헬기 유치로 인해 경찰청, 산림청 등 국가기관의 회전익 정비유치 경쟁에서도 앞서게 됐다. 이런 규모의 정비물량이 확보된다면 에어로폴리스의 성장은 거칠 것이 없다. 이는 관련 산업의 발전과 단지 개발로 이어지게 된다. 회전익 MRO에 대한 투자가 결실을 거두는 셈이다.

에어로폴리스가 119항공정비실 유치에 성공한 배경은 소속 헬기의 근접정비와 부품·자재의 신속한 공급이다. 전국 각지에서의 근접은 국토 중앙이라는 지리적 여건에서 비롯됐다. 반면 부품·자재 공급에 대한 평가는 1단지에 들어설 회전익 정비기업 4곳, 2단지에 입주할 부품업체 15곳 때문이다. 즉 지리적 우위만으로는 유치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노력과 준비는 다음 단계에서도 필요하다. 에어로폴리스는 이제 날개를 펴는 수준이다. 날갯짓이 비상으로 이어져야 회전익 MRO가 반석에 오르게 된다.

에어로폴리스 회전익 MRO가 탄력 받는데에는 도심항공교통(UAM) 산업의 성장세가 있다. 그런 만큼 집적화에 따른 효과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에어로폴리스도 더 속도를 내야한다. 당장 119항공정비실이 들어설 2지구만해도 편입지역 마을 이전이 수년째 제자리다. 그동안 손을 놓은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 것도 된게 없다. 더구나 이에 대한 노력이 부족해 보이는 게 더 큰 문제다. 게다가 이제는 시간도 촉박하다. 지금의 끈기와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더 많은 노력과 시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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