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팬데믹(pandemic)으로 10년 뒤에나 왔을 법한 세상이 와버렸다. 1980~1990년대를 관통한 PC. 2000~2010년대를 이끌었던 모바일. 뒤를 이을 주인공은 누굴까? 무수히 많은 기업이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 혹은 서비스를 찾아 움직이고 있다.

요즘 주식시장에서 시선을 끄는 산업은 단연 '메타버스'와 'NFT'관련주다. 금리 인상, 코로나 19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이들 기업의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현실과 연결된 가상세계'로 불리는 메타버스(Metaverse)와 '대체 불가 토큰'의 NFT(Non-Fungible Token)는 당분간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글과컴퓨터는 싸이월드제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하여 메타버스 플랫폼을 오픈한다는 소식으로 기업가치가 고공행진 중이다.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 역시 메타버스, NFT 관련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하자마자 주가가 급등했다.

미술, 음악 등 예술계에서 많이 활용되면서 NFT에는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NFT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NFT 게임)을 운영하는 더 샌드박스(The Sandbox)가 발행하는 샌드박스 코인은 11월 한 달 동안 무려 800%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주식시장은 현재보다는 미래가치를 반영한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투자시장도 들썩이게 하고 있다.

SK텔레콤에서 분사한 SK스퀘어는 첫 번째 투자처로 암호화폐거래소를 낙점했다. ICT와 반도체 투자 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는 국내 최초의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약 900억 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동시에 3D 디지털휴먼 제작 기술을 보유한 카카오계열의 '넵튠' 자회사 '온마인드'의 지분 40%를 인수해 메타버스 경쟁력을 강화했다. 자사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와 NFT 그리고 암호화폐거래소를 연계해 가상세계와 현실 세상을 잇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대표적인 희소성의 디지털 자산으로 불리는 NFT는 메타버스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세상에 알렸다. 지난 40년간 PC와 모바일을 통한 '초연결' 사회는 앞으로의 40년이 될지도 모르는 가상세계라는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 냈다.

"NFT 경제가 몰려온다!"

필자는 5년 안에 NFT 산업의 기업 중 하나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테슬라와 같은 기업들과 시총을 나란히 할 것이라 확신한다. 그만큼의 가능성과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NFT의 시초는 캐나다 게임 개발 스타트업인 대퍼랩스(Dapper Labs)다. 지난 2017년 고양이를 만드는 게임'크립토키티(CryptoKitties)'에서 '디지털 고양이'가 약 1억2천만 원에 거래되면서 NFT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대퍼랩스는 이후 농구, 축구 등의 스포츠 NFT 거래 플랫폼으로 확장하며 유망한 스타트업에서 고속성장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NBA 톱 샷(NBA Top Shot)'은 유명 선수들의 하이라이트를 짧게 편집한 영상을 거래할 수 있는데, 르브론 제임스의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이 2억3천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기업가치만 이미 10조 원대인 대퍼랩스 외에도 최근 3개월 사이 4개 NFT 기업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 2천억 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미시컬게임즈, 베트남의 스카이마비스, 홍콩의 애니모카브랜즈, 프랑스의 소라레 등이다.

특히 소라레는 기업가치가 43억 달러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기업가치가 2천만 달러어 불과했지만 1년 만에 약 200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뜨거운 반응과 달리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른바 테마주로 불리면서 "NFT 진출!", "메타버스 시장 공략!" 등의 선언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이를 틈타 일부 임원 및 특별 관계자들이 주식을 팔아 이익 실현하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스티브 발머는 "기업가정신의 본질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기회를 발견했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자신의 에너지와 지적 능력 그리고 다른 사람의 도움까지 동원해서 기회를 구체적 현실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은 누가 뭐라고 해도 NFT 시대임은 틀림없다. 올해 글로벌 NFT 거래액이 20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작년 전체 거래의 180배가 넘는 규모다.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의 은밀한 유행어' 정도로 평가절하됐던 NFT는 이제 새로운 경제의 키워드가 됐다.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부자는 언제 탄생할까? 세상이 평온할 때는 부자는 절대로 나타날 수 없다. 시대가 급변할 때 태어난다. 2000년대 '네이버의 이해진', 2010년대 '카카오의 김범수'가 그랬다. 기회를 확인한 순간 모든 자원을 투여해 구체적인 현실로 만든 창업가다. 2020년대는 어떤 스타트업의 어느 창업가가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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