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아카데미' 이성숙(65)·유해원(64) 회원, 각각 첫 수필집

왼쪽부터 이성숙, 유해원 회원. /이지효
왼쪽부터 이성숙, 유해원 회원. /이지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길 위의 아카데미' 회원인 이성숙(65)·유해원(64)씨가 각각 첫 수필집 '겨울 감나무처럼'과 '해맑은 영혼처럼'을 출간했다.

이들은 '길 위의 아카데미'를 이끌고 있는 '문학테라피스트' 권희돈 전 청주대학교 교수의 '글 제자' 들이다.

이성숙 수필가의 '겨울 감나무처럼'은 이 수필가의 역설적인 삶 속에서 어머니를 돌보고 아버지와 화해하고, 또 경제적으로 일어섰을 때 겪은 남편의 암 수술 등 어렵게 살았지만 늘 베푸는 그의 삶이 녹아있다.

이성숙 겨울 감나무처럼
이성숙 겨울 감나무처럼

문학평론가인 권희돈 교수는 "이성숙 수필가의 삶은 자체가 역설적이도 모순적이지만 다양한 표정을 한 이야기들이 지은이의 지나온 생애를 수놓고 있다"며 "그의 수필집 제목 '겨울 감나무처럼'처럼 이 수필가는 감나무 같은 사람"이라며 "감이 되기까지 꽃을 피우고 잎을 내 열매를 맺고 그 모든 것을 환원하는 것처럼 모든 것을 주는 삶을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겨울 감나무처럼은 사십 개의 면(面)을 담고 있는 보석상자이고 이는 화자인 이성숙의 단면들인데 사실은 고원(高原)들이며 각각의 고원엔 화자의 시간들이 다채로운 색깔로 그려져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 중에 가장 돋보이는 고원은 한 번도 햇빛을 본 적이 없는 달의 뒷면처럼 차갑고 어두운 면이고 이는 너무도 아파 잊으려 할 수록 상처가 곁들여지는 과거"라며 "과거가 현재의 삶에 강력히 개입함을 해결하기 위해 글로 돌덩이 같은 상처를 녹여낸다"고 덧붙였다.

이 수필가는 청주에서 태어나 30년 가까이 건축 현장에서 집짓는 일을 했다. 청주시립도서관에서 수필창작을 수강했고 '창조문학'을 통해 수필로 등단했다.

유해원 해맑은 영혼처럼
유해원 해맑은 영혼처럼

유해원 수필집 '해맑은 영혼처럼'은 40세에 뇌졸중을 앓고 잃어버린 20년의 세월을 보내다 이를 회복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권 교수는 "유해원 수필가는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처럼 꿈을 꾸고 이를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이상의 날개와 같다"고 한마디로 표현했다.

유 수필가는 장애인이 된 이래 20여 년을 재활에 힘써오던 중 첫 번째 행운인 지금의 아내와 두 번째 행운인 멘토 권 교수를 남은 인생의 든든한 구원자로 여기고 있다.

그는 "아내는 인생의 동반자이며 멘토는 영혼의 동반자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해맑은 영혼으로 살고 싶다"고 밝혔다.

왼쪽 뇌를 다친 유 수필가는 오른쪽을 잃어버린채 살았지만 치유 커뮤니티를 찾아 공부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고 마음의 치유를 얻기 시작했다.

유 수필가를 통해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뭔가를 할 수 있다,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됐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유 수필가는 의기소침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있다.

권 교수는 "이 두분은 노년의 삶을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본보기를 보여주는 분들로 앞으로의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두 수필가는 4일 청주시 옥산의 한 북카페에서 조촐한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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