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사전준비·사업 발굴… 국비 2천556억 확보 성과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충북도 신성장산업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지역의 신산업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성장산업국은 지난 2020년 1월 산업혁명 가속화에 적극 대응하고 변화된 대·내외 여건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출범했다. 신설 과로 시작한 지 불과 2년 만에 신성장산업국은 이시종호(號)의 '충북 일등경제'를 이끄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신성장산업국은 과학기반 시설, 반도체, 인공지능(AI), 신에너지, 미래 자동차 등 미래 신산업 전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면서 충북의 미래 먹거리 기반 확보의 핵심 동력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눈부신 성과는 신성장산업국이 신성장동력 발굴과 다양한 산업 수요에 적절히 대응했기 때문이다.

수송기계부품 전자파센터 기공식이 지난 7월 열렸다. /충북도
수송기계부품 전자파센터 기공식이 지난 7월 열렸다. /충북도


문재인 정부가 국정 과제로 삼은 뉴딜 정책의 핵심 산업인 스마트 IT 부품, 바이오헬스, 수송기계 소재부품 등 제조 산업의 도내 집적도·특화도·성장성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림 점도 주효했다. 이를 통해 충북은 전국 평균 제조업 비율인 28.7%의 곱절 가까운 49.5%의 제조업 비율을 자랑할 정도로 첨단 제조업 중심지로 성장했다.

기존 경제통상국에서 분리된 신성장산업국은 신성장동력과, 산업육성과, 에너지과 등 총 3개 부서로 구성돼 있다. 신성장동력과는 미래 신산업정책의 조정·관리와 산·학·연 협력 강화, 4차 산업혁명 종합 대응·육성하는 업무을 담당한다.

산업육성과는 지역 산업진흥계획 수립과 반도체, 미래 자동차, 드론, 승강기 등 지역 주력산업·광역 협력권 사업 육성을, 에너지과는 지역에너지 계획 수립과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통한 에너지 복지 실현, 차세대 미래 에너지 신산업 육성 등의 업무를 추진한다.

통상 4~5개의 부서로 이뤄진 도의 다른 실·국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국비 확보 성과는 도가 확보한 국비의 32.8%를 차지할 정도로 으뜸이다. 신성장산업국은 출범 첫해인 지난해에만 28건의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국비 1천74억여원(도 전체 확보 국비 5천570억원)을 확보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올해에도 37건의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전년 대비 76.5% 증가한 2천281억여원(도 전체 확보 국비 6천964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스마트시티 챌린지 거버넌스 협약 및 발대식이 지난 6월 열렸다. /충북도
스마트시티 챌린지 거버넌스 협약 및 발대식이 지난 6월 열렸다. /충북도


국비 확보를 통해 신성장산업국이 주도하는 주요 사업으로는 ▷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 특화 단지 지정 ▷그린 수소 산업 규제자유특구 지정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 ▷모빌리티 전장부품 기능 안전 신뢰성 평가 센터 유치 ▷이차전지 소재부품시험평가 센터 유치 ▷미세먼지 대응 산업환경개선 지원센터 구축 사업 선정 ▷웰케어 산업 특화 AI 기술 지원 플랫폼 구축 사업 선정 등이 있다.

충북 그린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 업무협약식이 지난달 열렸다. /충북도
충북 그린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 업무협약식이 지난달 열렸다. /충북도


이처럼 단기간 안에 신성장산업국이 대·내외적으로 주목을 받는 부서로 성장한 요인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사업을 대하는 적극성, 유관기간 간 네트워크 활성화에서 찾을 수 있다. 신성장산업국은 정부의 공모 사업을 사전에 파악해 사업의 타당성과 육성에 대한 연구용역을 우선 추진, 다른 지자체보다 무조건 출발선이 앞서는 '이기는 사업방식'을 택했다.

청주 오창테크노폴리스 일반산업단지, 오창과학산업단지, 오창 제2산업단지가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충북도
청주 오창테크노폴리스 일반산업단지, 오창과학산업단지, 오창 제2산업단지가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충북도

통상 사업 공모가 발표되면 접수기간이 1~2개월 뿐이 되지 않는데, 이는 최소 2~3개월에서 길게는 8개월 단위의 연구용역을 맡기기에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다. 신성장산업국은 이런 턱없이 부족한 사업 준비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사업 공모 계획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지자체는 연구용역 없이 사업 계획만을 제출할 때 신성장산업국은 연구용역까지 끝마친 완성도 높은 사업 계획서를 제출해 심사에 있어 유리한 고지에서 시작할 수 있는 이유다. 벌써부터 신성산업국이 글로벌 이차전지 R&D 선도 플랫폼 구축 타당성 연구용역과 충북도 나노융합산업 발전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신성장산업국은 사업을 대하는 적극성부터 남다르다.

정부의 현안 사업을 따라가는 수준에서 벗어나 사업을 주도해나가는 단계에 이르기 위해 부단히 연구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단순 공모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분야에서 사업의 공모를 유도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순환 경제 혁신 인프라 구축 사업, PM(Personal Moblility)용 이차전지 안전성·신뢰성 실증 기반 구축 사업, 석회석 제조업 질소산화물 감축 개방형 플랫폼 구축 사업, 노후 철도 차륜 스마트 용접 시스템 기술 개발사업 등이 신성장산업국의 적극성으로 탄생한 것이다.

충북도 지역 연구개발 혁신협의회가 지난 10월 발족하고 첫 회의를 진행했다. /충북도
충북도 지역 연구개발 혁신협의회가 지난 10월 발족하고 첫 회의를 진행했다. /충북도


신성장산업국은 신규 과제 발굴을 위해 ICT협회, 지역연구개발 R&D협의회, 충북자동차산업협회, 반도체협회, 태양광산업협회, 수소 분야 산·학·연·관 협의회 등 유관기관 및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성화에도 월등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유희남 신성장산업국 신성장동력팀장은 "충북이 앞으로 2차 전지, 순환 경제 등 핵심 산업의 거점 시설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 생산 제조 시설 유치를 넘어 R&D 거점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그 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2년 간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충북과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 김상규 충북도 신성장산업국장

"나중에 후임자가 온다면 매사에 미리미리 준비할 것을 꼭 당부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 마음을 미리 얻어둬야 합니다."

충북도 신성장산업국의 신설과 눈부신 성장을 이끌어온 김상규 국장은 성공 요인 비결과 노하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상규 충북도 신성장동력과장
김상규 충북도 신성장산업국장./ 중부매일DB

김 국장은 "우리는 내년도 정부 사업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내후년도 정부 사업에 대응한다"며 "매년 9~10월이면 정부에서 사업 기본안이 나오는데, 국회에서 심사가 끝나기 전에 이를 미리 파악해서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선정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 아니냐"며 "단순 행정이나 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감동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담당 공무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금은보화를 가져다 바치라는 말이 아니다"며 "한 번이라도 더 만나는 것, 예비 타당성 조사 등 철저한 사전 준비,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도와 열정, 거절해도 다시 도전하는 끈기를 보이면 그 무엇도 못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전략산업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충북에 1조원이 넘는 방사광가속기 유치 신화를 안긴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 국장은 "정부에서 2022년까지 국내에 방사광가속기를 건설하지 않겠다고 했음에도 지자체에서 예타 용역을 실시했는데, 후에 일본과의 무역전쟁이 발발하면서 부품 소재 취약성을 보완하고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에서 방사광 가속기 설치를 결정했다"며 "준비된 충북도가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귀띔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