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종시 랜드마크 2년간 고작 다섯달 개방

세종정부청사 옥상정원 모습. 건물 15동을 연결해 3.5㎞에 이르는 세계 최대 옥상정원으로 2016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 중부매일DB
세종정부청사 옥상정원 모습. 건물 15동을 연결해 3.5㎞에 이르는 세계 최대 옥상정원으로 2016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 중부매일DB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세종정부청사 옥상정원 시민개방이 '그림의 떡'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와 올해 2년간 고작 다섯달 개방에 그치는 등 사실상 시민개방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정부청사 옥상정원 3동 포토존
세종정부청사 옥상정원 3동 포토존

세종정부청사 옥상정원은 수백억원을 들여 조성한뒤 매년 수목·시설물 유지관리비용으로 3억~5억원씩 투입되고 있다. 시민들은 "아무리 잘 꾸며놓았어도 문을 걸어잠그고 있으면 무용지물"이라며 상시 개방을 요구하고 있고,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코로나 확산 우려를 앞세워 개방에 인색한 모습이다.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의 세종정부청사 옥상정원 개방 현황을 보면 2020년에는 11월2일~12월7일 35일간 문을 열었고, 2021년에는 3월15일~6월30일, 11월3일부터 현재까지 141일간 운영했다. 2년간(730일) 개방일을 합하면 176일. 닷새 중 하루만 개방한 셈이다.

이에 관람객도 급감해 2020년 1천109명, 2021년 3천364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대비 3%, 9% 수준에 불과하다. 2014년에는 7천590명, 2015년 1만1천461명, 2016년 1만630명, 2017년 1만2천909명, 2018년 1만3천21명, 2019년 3만5천838명 등의 일반시민이 다녀갔다.

옥상정원의 빗장을 닫아도 매년 조경수목과 시설물 유지관리비용은 억단위로 들어가고 있다. 수목·초화 구입 및 식재, 비료와 농약 구입, 예초·제초 작업, 이식공사, 시설물 설치 등에 필요한 비용으로 2014~2016년 매년 1억원대, 2017~2018년 매년 2억원대, 2019년 5억9천만원, 2020년 5억473만원, 2021년 3억2천323만원 등이 쓰였다.

이와 별도로 올해~내년 총사업비 113억원을 투입해 옥상정원에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사업'도 진행한다.

세종정부청사 옥상정원 기네스북 등재 인증석.
세종정부청사 옥상정원 기네스북 등재 인증석.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은 15개 청사 건물을 연결해 길이 3.5㎞, 면적 7만9천194㎡에 꾸민 세계 최장·최대 옥상정원으로 2016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세종시 랜드마크로서 큰나무(교목) 2천218본, 작은나무(관목) 17만2천264주, 지피류·초화류 126종 90만8천본 등이 식재돼있다.

시민개방 구간은 6동 환경부에서 1동 국무총리실까지 1.5㎞다. 별도의 전용승강기로 옥상까지 이동해 산책한뒤 별도의 경사로로 내려오는 동선이다. 시민들의 청사 내부 진입은 불가능하다. 관람시간은 50분, 숲해설사가 동행한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시민개방을 지난해 평일 3회에서 올해 평일 5회로 늘렸다. 주말에는 개방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세종시민 A씨는 "주말에 옥상정원에 가보고 싶어도 개방을 하지 않으니 아무리 잘 꾸며놓았어도 '그림의 떡'"이라며 "야외라서 코로나 위험성도 적을텐데 주말에도 개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정부청사에서 근무하는 중앙부처 공무원 B씨도 "세종정부청사 옥상정원은 당초 시민개방 콘셉트로 설계됐기 때문에 보안을 핑계댈 순 없다"며 "공공시설을 시민과 공유함으로써 관(官)과 민(民)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고 시민개방 확대를 지지했다.

개방·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코로나 확산세를 지켜보면서 주말 개방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관람객이 전국에서 오니까 코로나 전파 위험이 있어 각별히 주의해왔다"며 "내년 3월 이후 주말 개방과 이벤트 등 활성화방안을 준비중"이라고 답했다. 혹한기(1~2월)와 혹서기(7~8월)에는 옥상정원을 운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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