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병학 수필가·아동문학가

미호천에 대한 역사적 고증자료를 분석해본다. 대동지지는 "작천은 서북쪽 20리에 있는 청안의 번탄에서 서남방향으로 오근진, 작천, 진목탄, 망천, 부탄을 거쳐 흐르며 연기의 동진강에 이른다"고 되어 있다. 19세기 간행된 청주읍지는 "작천은 고을의 북쪽 20리에 있다 각각 물줄기의 맥은 진천, 청안, 괴산, 회인의 경계에서 나와 작천에 합류한다. 상류는 오근진이 되고 하류는 진목탄이 되어 연기 경계인 동진에 닿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 후기 발간된 해동역사 속집 제14권 지리고의 기록에도 "동진강은 망이산으로 부터 나와 남쪽으로 흘러 진천현의 남쪽을 지나고 또다시 서남쪽으로 흘러 연기현의 남쪽에 이르러 금강으로 들어간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동국여지승람은 동진(東津) "그 근원이 셋이니 하나는 진천 두타산이오, 하나는 청주 적현이며, 하나는 전의에서 나오는데 남으로 흘러 공주의 금강으로 들어간다"라고 역력히 기록되어 있고, 1872년 연기현 지도까지 미호천을 동진강으로 표기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이전인 1882년 일본에서 발행된 조선전도까지 미호천은 동진강으로 표기되어 있고, 중보문헌비고(1903-1908)에도 금강 지류로 동진강이라 하여 1900년 전후로 미호천을 동진강으로 기록되어 있는 또렷한 역사적 사실들이 역역하지 않은가? 그러나 미호천의 명칭은 고지도나 지명 관련 고서 등 어느 곳에서도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

충북도와 충북연구원은 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미호천 현황조사, 여건분석, 계획수립, 타당성분석 등 컨소시엄 용역을 계약했다고 한다. 충북도는 미호천 유역 주민 2천716명 대상을 설문 조사 결과 85.4%(2천334명)가 찬성했다며, '미호천'을 '미호강'으로 바꾸는 명칭 변경 작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청주시의회와 민간단체까지 미호천을 원래의 이름으로 되찾기 운동을 펴는 마당에 충북도가 왜, 미호강으로 명칭을 바꾸려고 했을까? 필자도 이해가 가지 않아 붓끝을 들었다.

요즈음, 일부 도민들은 거리에 미호강 추진을 결사반대하고, 국토부에 찾아가 항의까지 한다고 한다. 미호천 본래의 명칭인 미호강을 외치는 플래카드가 거리에 나부기고, 운초문화재단을 비롯 각 곳에서도 불협화음이 번지고 있다.

충북도는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계약한 8억원의 예산으로 각종 컨소시엄을 통한 사업은 그대로 진행하기 바란다. 그러나 정확한 고증과 도민들의 토론 없이 미흡한 개명 설문으로 추진하는 미호강 명칭 변경 추진만은 보류하여야 한다.

충북도는 백년지대계의 미호천 명칭 변경 정책은 절대 서둘러서는 아니 되며 보다 신중해야한다. 미호천이 미호강이 아닌 동진강으로 불려졌던 앞에서 고증된 역사적, 지리적, 환경적 사실을 외면해서는 아니 된다.

장병학 수필가·아동문학가
장병학 수필가·아동문학가

운초문화재단(이사장 류귀현) 주관, 청주시 의회가 지난해 11우러 17일 주최한 '미호천 명칭복원의 역사적 당위성' 토론회의 목소리를 좌시해서는 아니 된다. 일본인이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는 말살정책으로 없애버린 미호천을 본래의 이름인 동진강(東津江)으로 복원하여 충북인의 자존감을 되찾아야 하는 중차대함을 충북도와 충북연구원은 명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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