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소비자 능동적 대응 위한 체험형 교육 전환 필요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서비스가 늘고 있으나 여전히 노인들은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지틸교육 대학생 서포터즈가 노인들에게 키오스크를 이용한 영화예매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서비스가 늘고 있으나 여전히 노인들은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지틸교육 대학생 서포터즈가 노인들에게 키오스크를 이용한 영화예매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연·윤현정·장원·전지민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에 제약을 받다보니 사회에서 노인들이 설 자리가 더욱 줄어들었다고 느꼈습니다. 비대면 서비스에 대해 알고 있긴 했지만 시도하는 것이 겁이 났었는데, 대학생 참여자들이 친절하게 알려줘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노인 교육참여자 A씨)

디지털교육 대학생 서포터즈가 A씨에게 줌(ZOOM) 화상회의 어플 교육을 하면서 그에게 전해들은 얘기다. A씨는 배움의 속도는 느리기는 하지만 이런 교육 기회를 통해 언택트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을 해주는 서포터즈에게 반가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는 백신 접종과 '위드 코로나' 정책이 무색하게 수많은 변이 바이러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대응해 언택트(untact) 서비스가 많은 성장을 했고, 팬데믹이 종식되더라도 소비자는 비대면 서비스의 편리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바로 '노인 소비자'다. 노인 소비자란 60세 혹은 65세 이상의 노인으로, 정년 퇴직으로 인해 소득이 없고 생활 주기상 노년기에 속한 사람을 말한다.

고령사회로 인해 이들의 인구 비중은 늘어나게 될 것이고, 그들에 대한 소비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금의 디지털 소외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게 뻔하다.

디지털은 경제사회의 모습을 많이 변화시켰다. 모바일로 간편하게 은행 업무를 보거나, 무인 판매기를 통해서 종업원이 없어도 주문을 하는 등 경제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환경의 급진적 변화에 쉽게 적응하는 일이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노인 소비자들은 경제를 포함한 사회환경에서 역량 부족으로 디지털기기를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활동 범위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 속에 살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2020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종합수준은 2018년 63.1%, 2019년 64.3%, 2020년 68.6%로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종합지표는 디지털 정보화에 대한 접근 수준, 역량 수준, 활용 수준에 대한 평균을 의미한다. 이에 따른 세부적인 디지털정보화 수준 통계 상황을 보면 '접근 수준'은 2020년 기준 92.8%로 매우 높은 편으로, 이용 가능한 PC 보유 여부, 모바일 기기 보유율, 가구 내 인터넷 사용도가 높다. 그러나 '역량 수준'은 PC 이용능력, 모바일 기기 이용능력, PC 및 모바일기기 이용 시민 역량을 기준으로 2020년 기준 53.7%에 그친다. 이를 해석하면 기기의 보급은 충분하나 노년층의 소비자 역량이 높지 않다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서비스가 늘고 있으나 여전히 노인들은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지틸교육 대학생 서포터즈가 노인들에게 키오스크를 이용한 영화예매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서비스가 늘고 있으나 여전히 노인들은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지틸교육 대학생 서포터즈가 노인들에게 키오스크를 이용한 영화예매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충북도노인종합복지관 담당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복지관의 디지털 프로그램의 참여 경로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문자를 발송하거나 SNS 및 홈페이지 내 홍보, 도내 노인복지관 및 경로당에 홍보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한 참여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기본 강좌에 더해 대학생 서포터즈들의 도움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수준에 따른 차별화 지원이 가능하고, 헬프데스크를 통해 언제든지 디지털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현장에서의 어려운 원인은 '복지관 외 활동에서의 미흡한 인터넷 환경 문제(데이터 및 기기 부재)'와 전문 인력의 부족을 꼽았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4차 산업시대에 맞는 환경변화(로봇, 메타버스, IOT돌봄등)에 따라 노인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단순 교육에서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형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문제점을 종합하면 크게 '노인소비자의 역량 부족', '교육 프로그램 진행 시 요구되는 인터넷 환경의 부족', '전문 교육 인력의 부족'으로 압축된다.

김동연
김동연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을 위해서는 첫째, 노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 기존의 '단순 교육'의 형태에서 노인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형 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노인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IOT 돌봄 교육, 키오스크 활용 및 체험교육, 시니어 디지털 뱅킹 교육' 등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충북도내 '시니어 전용 디지털 체험관'을 구축하는 등 인프라의 개선이 필요하다.

윤현정
윤현정

둘째, 인터넷 환경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재원의 확보가 필요하고, 재원 확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제의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 '와이파이 등 데이터 환경의 개선'을 위해 관련 기자재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바탕으로 더욱 효과적인 노인 소비자 디지털 교육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전문 교육 인력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중·고등학교와 연계한 청소년 디지털 교육 자원봉사 프로그램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 유년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돼 사용이 능숙한 MZ세대가 노인세대를 교육함으로 역사회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비용적인 효율성과 청소년들의 소비자 시민 의식을 강화할 수 있다.

장원
장원

이러한 해결방안을 통해 노인 소비자 디지털 교육이 활성화된다면, 디지털 언택트 사회에서 소외됐던 노인 소비자의 효용 증대 및 삶의 질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노인 소비자는 교육을 통한 역량 강화로 일상 속 느끼던 물리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이 뿐만 아니라 디지털 사회 속 노인소비자가 느끼던 우울감과 고립감의 해소를 통해 정신적 고통의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전지민
전지민

또한 활성화된 교육을 바탕으로 디지털 양극화 현상의 완화가 이뤄진다면 일상 속 불편함 해소를 넘어 사각지대에 있던 노인소비자들이 사회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