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인문학] 허건식 WMC 기획경영부장·체육학박사

근대 5종경기를 만든 사람은 근대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탱이다. 고대올림픽의 5종경기는 달리기, 레슬링, 멀리뛰기, 창던지기, 원반던지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과거 군인들이 가져야할 신체적인 능력을 기준으로 편성된 종목이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 '근대(modern)'라는 이름으로 쿠베르탱은 19세기의 당시 전령이 가져야할 능력을 바탕으로 에페 펜싱, 200m 자유형 수영, 장애물 승마, 사격, 3000m 달리기 종목을 편성했다.

고대 조각이나 벽화에 나타난 바에 따르면 권투는 BC 3000년 전에 시작되었다. 어쩌면 가장 원초적인 스포츠로, 올림픽에서의 권투는 각국에 보급되어 인기종목이 있었지만 최근 생명에 위협적인 종목이라는 평가와 복싱 연맹의 재정난과 승부조작 문제를 겪고 있다. 역도 경기는 고대 그리스 시대 이전부터 있었지만 근대적인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은 19세기의 일이며, 힘을 겨룬다는 측면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종목이지만, 역도는 메달리스트들이 줄줄이 도핑 논란을 겪는 등 심각한 도핑 문제로 퇴출 경고가 확대되면서 국제스포츠계에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국제스포츠기구중 가장 권위있는 기구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오랜 전통스포츠종목을 퇴출시키고 신규종목채택에 적극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고대올림픽과 근대올림픽을 잇는 상징적인 종목은 레슬링과 근대5종, 복싱, 역도이다. 그러나 지난 10일 있었던 IOC집행위원회에서는 근대5종, 복싱, 역도가 2028 LA올림픽종목에서 제외하고 대신 스케이트보드, 스포츠클라이밍, 서핑을 새롭게 추가했다. 이러한 종목 변경에 대해 IOC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 도입한 종목들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큰 공헌을 했기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IOC가 아마추어스포츠를 장려한다는 입장을 생각한다면, 속내는 금방 드러난다. IOC는 새로 도입되는 2028 LA 올림픽 종목들은 각 종목당 최소 1천500만 달러(한화 역 180억원)의 중계수입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대 5종은 승마경기에서 말을 무작위로 배정하는 문제로 공정성 논란을 일으켰다는 것이 IOC를 옹호하는 스포츠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사실상 이 세 종목의 경우 기존문제 뿐만 아니라 중계수입이 하위권에 머물고 있고 국제연맹의 운영에 있어서도 재정적 어려움이 큰 것이 원인이다. 무엇보다 오랜 전통이 있는 종목인 만큼 국제연맹의 조직과 각국의 협회조직들이 종목육성에 안일했던 것이 큰 원인으로 볼 수 있다.

IOC의 올림픽 수익규모는 천문학적이다. IOC가 2020년 발표한 연례보고서에는 2013년부터 4년간 총수익은 57억 달러(7조1천600억 원)로. 수익의 73%는 중계권료, 18%가 스폰서십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부를 창출하고 있는 IOC는 원래 파산위기를 맞을 만큼 재정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1980년 스페인의 사마란치가 IOC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스폰서십을 판매하고 중계권료를 대폭 인상하였으며, 프로선수 참가를 허용해 올림픽을 최고의 무대로 만들면서 거대 스포츠시장을 형성시켰다.

이러한 현재 막대한 수익을 누리던 IOC가 자난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대출과 기부 형태로 1억달러를 배분해 국제연맹에 6천300만달러,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3천700만달러를 지원한 사실이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IOC는 재정적으로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고, 올림픽의 존폐 여부까지 고민하는 눈치다.

그동안 IOC는 수익금의 90%를 국제연맹과 회원국에 배분하며, 10%만 운영비로 사용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90%를 국제연맹과 회원국에 배분한다 하더라도 7조원의 수익주중 7천억원이 IOC가 주무를수 있는 금액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는 그들에게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이 뒤따를수 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순수 아마추어정신을 추구했던 올림픽보다는 상업성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다.

허건식 체육학박사·WMC기획조정팀장
허건식 WMC 기획경영부장·체육학박사

수 조원의 막대한 예산으로 치러지는 올림픽은 그 규모를 지탱하기 하기 위해 개최국역시 제한적이다. 이렇다보니 IOC도 개최비용에 대해 제한을 두는라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비대해지고 있는 국제스포츠계를 두고 언제까지 IOC와 올림픽이 막대한 권력을 누리고 살아남을지 지켜볼 일이다. 코로나19 장기화는 IOC에게도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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