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선한영향력 가게 17곳… 음식점·수학학원 등 분야 다양
무료 먹거리·수업 자발적 도움… "코로나로 매출 줄었어도 보람"

조상옥 일미리 금계찜닭 충북대학교점장과 결식아동 어머니가 매장 앞에서 촬영한 기념 사진. /일미리 금계찜닭 충북대학교점
조상옥 일미리 금계찜닭 충북대학교점장과 결식아동 어머니가 매장 앞에서 촬영한 기념 사진. /일미리 금계찜닭 충북대학교점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시장 경기가 침체돼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는 등 모두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운 겨울에 나눔을 실천하는 자영업자들이 있다. 바로 자발적 참여로 결식아동 등 지원에 동참하는 선한 영향력 가게들이다.

지난 2019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진짜파스타' 매장에서 시작한 이 캠페인은 결식아동들을 위한 따듯한 손길이 모여 '선한영향력' 이라는 단체로 만들어졌다. 청주 시내 다양한 분야의 점주 17명이 선한 영향력을 함께하고 있다. 여유가 있다면 '돈쭐' 행렬에 동참하는 것은 어떨까.

◆이정우 일미리 금계찜닭 충북대학교점 점주= 서원구 사창동에 위치한 일미리 금계찜닭 매장의 점주인 이정우(25)씨는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창업한지 4개월 된 초보 사장이다.

이정우 일미리 금계찜닭 충북대학교점 점주가 가게 문에 붙은 '선한 영향력' 스티커를 가르켜 보이고 있다. /김명년
이정우 일미리 금계찜닭 충북대학교점 점주가 가게 문에 붙은 '선한 영향력' 스티커를 가르켜 보이고 있다. /김명년

개업 전 준비로 한창 바쁜 와중에도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직접 찾아낸 선한영향력가게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했다고 한다.

이 씨는 "하루 세끼 밥 먹는 것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집안 사정이 너무 안 좋아서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주변의 도움을 받지 않았던 적이 없다"며 "가난의 아픔을 알기에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겼을 때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이 씨는 코로나19로 가게 사정이 아무리 어려워져도 선한영향력가게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그는 "10월에 한 결식아동의 어머니가 가게에 찾아와 음식을 포장해간 날,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며 "최근 시작한 강화된 거리두기로 인해 매출이 40% 이상 급감했지만 열심히 해서 더 많은 아이들이 찜닭을 먹을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성길 엑스클래스 수학학원 원장= 흥덕구 가경동의 엑스클래스 수학학원은 전체 수강생이 15명 내외로 크지 않은 규모의 학원이다.

지난해 10월 이 학원을 차린 윤성길(32)원장은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돈을 안 받고 수업을 해줬다고 한다.

윤성길 엑스클래스 수학학원 원장이 '선한 영향력' 스티커를 가르켜 보이고 있다. /김명년
윤성길 엑스클래스 수학학원 원장이 '선한 영향력' 스티커를 가르켜 보이고 있다. /김명년

윤 원장은 "무료로 수업을 해주는 것이 단순 학생들의 성적이 오르는 것을 넘어 개개인의 미래가 바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재능 기부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 운동만 하다가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민하는 학생에게 도움을 줬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며 "더 이상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없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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