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선수들에 손 감싸쥐고 허벅지 만지며 신체 접촉
남학교서 마스크 벗고 얼굴공개 요구… 몸매 언급도
"선수 성상품화" 울분… A 감독 "당사자와 얘기된 부분"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충북도내 한 지자체 운동경기부에서 감독이 소속팀 선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를 주장하는 선수는 선수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을 우려해 당시에는 문제삼지 않다가 최근 팀원들 사이에서 이 사건이 불거지면서 감독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피해 선수에 따르면 감독 A씨는 지난해 2월 훈련장에서 훈련 중이던 선수 B씨를 불러 선수의 손을 꼭 감싸 안고는 "손 작은 여자가 내 이상형이다. 내가 지켜줄 수 있고, 나만 볼 수 있는 여자가 좋다"고 말했다.

B씨는 "손을 잡고 운동을 알려주거나 손에 테이핑을 해주는 것이면 모르겠는데, 나를 여자로 보는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고 주장했다.

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한 선수는 B씨 뿐이 아니다.

A감독은 지난해 8월 선수들과의 음주을 겸한 저녁자리에서 또 다른 선수 C씨의 허벅지를 쓰다듬고 끌어안는 등의 행동도 목격했다고 B씨는 주장하고 있다.

이날 자리에 동석한 선수들이 이를 불편해하자, A감독은 자신의 행동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못하게 선수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기도 했다고 B씨는 주장했다.

지난해 봄에는 A감독이 선수들을 데리고 도내의 한 고등학교 운동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자애들 앞에서 마스크 내리고 얼굴 좀 보여줘라"고 선수들에게 지시하며 남학생들에게는 "술집에서 얘 있으면 어떻게 하겠냐"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선수들은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어떻게 내리냐"며 맞섰지만 A감독은 떠나기 직전까지도 마스크를 내리고 남학생들에게 얼굴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B씨는 "감독이 선수들을 성상품화시키려는 것이 너무 뻔히 보여 기분이 나쁘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A감독은 평소에도 여성들의 얼굴과 몸매 등에 대해 자주 발언했고, 다른 지역 선수들과 몸매를 비교하면서 선수들에게 몸매 관리를 할 것을 강요했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B씨는 "선수들이 싫은 기색을 못하고 가만히 넘기니까 감독의 발언 수위가 점점 심해진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성추행 의혹과 관련, A감독은 "성추행은 전혀 없었으며, 당사자와도 다 확인과 얘기가 된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신체적 접촉은 열심히 하라는 취지였다"며 "절대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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