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 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3일 발표된 주요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모두 누르는 대 역전극이 벌어졌다.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정권 교체론'과 컨벤션 효과 등으로 대부분 여론 조사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는 강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12월 5주 차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단 한 곳에서도 이기지 못하고 모두 역전 당했다. 이 중 5곳은 오차 범위 밖에서 큰 격차로 뒤쳐졌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KBS(한국리서치·12월 29~31일) 이 후보 39.9% 윤 후보 27.3%, MBC(코리아리서치인터네셔널·12월 29~31일) 이 후보 38.5% 윤 후보 28.4%, TBS(한국사회여론연구소·12월 31~1월1일) 이 후보 41.0% 윤 후보 37.1%, 중앙일보(엠브레인·12월30~31일) 이 후보 39.4% 윤 후보 29.9%,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12월30~1월1일)  이 후보 39.9%, 윤 후보 30.2% 등이다.(각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후보는 엠브레인 조사에서 보수의 텃밭인 영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이겼고 아파트 가격 폭등으로 부동산 민심 이반이 거셌던 서울에서도 36%로 윤 후보(35%)와 초접전을 벌였다. 대선의 최대 변수인 20·30대 지지율(리서치)에서도 각각 28.3%와 38.7%로 윤 후보(14.7%·16·2%)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승부처인 중도층에서도 34.5%로 윤 후보(26.5%)를 8%p나 제쳤다.

정치권에서는 장모와 부인 문제, 잇단 망언과 막말, 선대위 자리 다툼, 이준석 당 대표와 갈등 등으로 윤 후보의 지지세가 추락하는 사이에 이 후보가 치고 나가는 골든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자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렸다. 윤 후보는 선거 운동을 잠정 중단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해체 수준의 선대위 개편 구상을 전격 발표했다. 김 총괄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후보는 선대위가 해준 대로 연기만 잘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언급해 후보를 무시한 발언이라는 논란을 일으켰다. 김 위원장은 "후보를 꼭두각시로 만든다"는 당내 비판이 거세지자 "뜻이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것"이라며 자진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윤 후보도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선대위 해산을 전격 선언하고 "선거운동은 정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되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고 그런 자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자 국민의 뜻이 어떤 지를 배워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젊은 실무자들이 선대본부를 끌고 나가고 특히 지금까지 2030 세대에게 실망을 주었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 보여줄 것을 악속한다"고 강조했다.

한기현 국장대우겸 진천·증평주재
한기현 논설고문 

민주당은 이번 역전에 대해 이 후보의 '골든크로스'가 아닌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 '데드크로스' 현상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대선이 60여 일 남았다. 아직도 야권 후보 단일화 등 대선 파도가 2∼3번 더 출렁일 사건이 벌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역대 선거에서 국민을 무시한 오만한 후보는 승리하지 못했다. 대선 후보들은 남은 기간 네가티브 선거가 아닌 정책 선거를 통해 국민을 더 이상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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