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사랑에 대하여

남과 여가 있기에 사랑도 있는 것이다.

플라톤의 '향연'에서는 신이 인간의 힘이 막강하여 이를 견제하기 위해, 남녀 한 몸인 인간을 남과 여 둘로 나누어놓았다고 한다.

결국 완전함이 불완전함이 되었기에, 완전함을 위해 끊임없이 갈구하는 것이 사랑인 것이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할 때 얼마나 행복한가.

모든 예술과 영화, 소설, 시 등 우리들 삶의 가장 큰 관심사가 남녀 간의 사랑인 것도 당연한 일이다.

성경에서는 하나님이 남자를 먼저 만들고, 남자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남자가 갈비뼈 없이 어찌 살겠는가.

사랑은 결국 완전함을 위해 필연적이며, 자연의 이치와도 같은 것이다.

여자는 남자가 쉬는 곳이다.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골짜기와 같은 것이다. 골짜기는 가장 낮은 곳이므로 받아주지 않는 것이 없다.

동양에서는 음과 양이라는 것으로 세상을 설명한다.

플라톤의 '향연'에서는 한 인간을 왜 남과 여 둘로 나누었다고 하고, 성경에서는 왜 굳이 한 몸에서 갈비뼈를 취했으며, 동양 사상에서는 왜 음과 양으로 나누었을까.

고인 물은 썩는다. 흐르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도 음극과 양극이 있어 흐르지 않는가. 세상을 변화와 역동으로 이끌어가는 것은 이 음과 양의 조화로 인한 흐름인 것이다.

공자가 책을 묶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도록 읽었다던 그 유명한 '주역'이란 책도 변화를 전제로 그에 대한 이치를 밝힌 책이다.

결국 세상의 근본 이치, 자연의 이치는 변화인 것이다.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유전(流轉)한다'는 말을 남겼다.

같은 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는 없다. 물은 항상 흐르기 때문이다.

밝음 옆에는 언제나 그림자가 있고, 낮 뒤에는 언제나 밤이 온다.

남자는 양이고, 밝음이고, 낮이며, 태양이다.

여자는 음이고, 그늘이고, 밤이다.

한낮의 뜨거움을 식히는 것이 밤이다. 남자(양)는 지칠 줄 모르고 일만 하는 에너지이다. 쉬지 못하면, 스스로를 태울 것이다.

조헌주
조헌주

어둠(밤)이 식혀주어야만 다음 날 다시 뜨겁게 타오를 수 있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가 쉬는 곳이라는 것이며, 끊임없는 변화 속에 완전함을 갈구하는 것이 사랑인 것이다.

문제는 사랑도 흐르는 물처럼, 낮과 밤의 반복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며 새로워진다는 것이다. 결국 사랑이란 이름으로 가두어버리는 것은 고인 물과 같이 썩을 것이며, 끊임없는 변화와 새로움이라는 자연의 이치에 대립하여 부자연스러운 것이어서 삶에 있어서 오히려 괴로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조헌주(시인/ 인문학 강사)는

충북 청주에 거주하며 청소년의 행복에 관한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시사문단 시로 등단했으며 제 17회 대한민국 환경문화대상 시부문 최우수상과 제 160회 월간문학 동화 부문 신인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저서로는 "인문학과 함께하는 청소년의 행복 찾기(청소년 철학)', '하나 사랑 그리고 별(철학 에세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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