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도시 디자인으로 문화생태 관광도시 도약"

장효민 교수
장효민 교수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은 삶의 모습 자체가 돋보인다.

특히 자신이 갖고있는 재능을 공동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나누고 배려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이들의 열정은 우리 사회를 아름답고 활기차게 이끄는 원동력이다.

장효민(58) 한국교통대학교 교수는 충주지역 다양한 부문에 디자인을 접목시켜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곳곳에 그의 손길이 닿고 땀이 배어있는 충주는 그에게 제2의 고향이 됐다.

한국교통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장효민 교수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전문가지만 도시디자인에 더욱 큰 관심을 쏟고있다.

도시의 이미지가 그 도시를 평가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으로 연결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장 교수는 지난 2010년 호주에 교환교수로 나가 있으면서 본격적으로 도시디자인을 연구하고 자료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매년 2∼3회씩 세계 각국에 있는 도시를 발품 팔아 누비면서 아름다운 디자인이 가미된 건축물과, 각종 사인, 조형물, 그래피티, 공원, 휴식공간 등을 직접 촬영하고 책자를 발간해 연구와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모든 국가와 도시는 도시의 어메니티(도시의 쾌적성과 편리함을 높여주고 심리적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유무형 문화적 생산물의 총집합체)와 그 지역만의 도시이미지를 정립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선진국의 모범사례를 살펴보고 벤치마킹한 뒤 우리의 현실에 접목 가능한 아이템을 찾아 상황과 여건에 적합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장 교수는 자신의 근무지가 있는 중소도시 충주에서 도시디자인에 대한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구부러진 골목길과 낡은 주택이 즐비한 충주의 구도심지역인 지현동을 변화시키는데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그는 지난 2014년 충주시마을가꾸기사업 자문을 맡으면서 지현동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5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공모한 '전통시장대학협력사업'에 선정돼 6개월 동안 교통대 3개 동아리와 5개 학과가 공동 참여를 통해 이곳에서 시장활성화와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다.

오랜 기간 남부시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지현동 전통시장을 옹달샘시장으로 명칭을 변경한 것도 이때다.

당시 장 교수의 능력과 열정을 지켜본 지현동 주민들은 2017년 지현동도시재생뉴딜사업이 선정되면서 그를 이 사업의 총괄기획자로 위촉하게 된다.

책임감이 강한 장 교수는 이 사업의 초기단계부터 철저하게 연구하고 기획해 타 지역에 비해 가장 모범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완성시켜 나가고 있다.

사업이 정신없이 바빴던 2019년부터 1년 정도는 아예 지현동에서 상가주택을 얻어 직접 거주하면서 개인 작업실 겸 숙소로 활용했다.

현장에서 직접 현황을 파악하고 각종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지현동에 마련된 스트리트 갤러리
지현동에 마련된 스트리트 갤러리

장 교수가 지현동도시재생뉴딜사업 가운데 가장 손꼽는 사업은 '사과나무 이야기길'로 불리는 골목길 활성화사업으로 'Oh My ♡ 사이길'이라는 로컬브랜드로 만들었다.

고즈넉하고 아날로그적인 정취가 담겨있는 20여 군데의 지현동 골목길에 지역작가와 단체들이 참여해 벽화를 그렸으며 8곳에 특색있는 조형물도 설치하기로 했다.

특히 충북 최초로 벽화에 QR을 새기고 실제 환경에 가상정보를 섞는 증강현실(AR:Argumented Reality)을 접목해 젊은 세대들이 즐기면서 투어할 수 있도록 배려할 계획이다.

지현동도시재생사업 가운데 다양한 문화공간의 중심인 '지현문화플랫폼' 건립도 내세울 만한 사업이다.

충주 지현동 도시재생사업 '어울림 플랫폼' 조감도
충주 지현동 도시재생사업 '어울림 플랫폼' 조감도

지현동 언덕 중턱에 자리잡아 아름다운 조형미를 자랑하는 이 건물에는 지역주민들이 연장을 비치해 놓고 대여해 사용하도록 하는 동네목공소와 다양한 문화사업을 진행하는 '사잇길마을관리협동조합'이 입주한다.

또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과 파티룸, 공유주방이 들어서고 3층과 4층 중간 계단에는 지역에서 활동 중인 김경구 동화작가와 정승각 어린이 그림작가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어린이 그림책도서관도 마련된다.

4층과 5층 옥상에는 수익 창출을 위한 '4242카페'도 입주하게 된다.

지현동도시재생뉴딜사업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충주 최초의 사과나무 재배지인 지현동을 상징하기 위한 '애플아트뮤지엄' 건립이다.

여기서는 뉴튼의 사과나무와 스티브잡스의 사과나무, 백설공주의 사과나무 등 사과에 대한 모든 콘텐츠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지현문화플랫폼'과 '애플아트뮤지엄'에서는 충주교육지원청과 협의해 자유학기제와 자유학년제를 접목시킨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장 교수는 지현동도시재생뉴딜사업 뿐 아니라 충주문화도시를 완성시키기 위한 큰 프로젝트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충주중원문화재단(이사장 백인욱) 이사를 맡고있는 그는 충주문화도시사업을 위해 자신이 지도하는 교통대 4학년 졸업생들의 졸업작품 테마로 지역상생 문화디자인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장 교수는 "충주지역 도시재생사업이 대부분 내년이면 마무리 되다 보니 하드웨어는 거의 마련이 되지만 소프트웨어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며 "충주중원문화재단의 각종 사업을 도시재생사업에 접목해 명실상부한 문화생태관광도시로 만드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본업인 교수 활동과 외부 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항상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게 산다.

한국교통대학교 박물관장을 2년째 맡고있는 그는 올해부터 공과대학장까지 겸임하게 됐다.

대학과 지역을 오가며 바쁜 와중에 작품활동도 열심이다.

지금까지 서울과 청주, 호주 등에서 8회에 걸쳐 개인작품전을 연 그는 오는 3월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조병묵 솟대작가와 함께 1개월 간 컬레보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는 조 작가의 입체 솟대와 장 교수가 제작한 평면 솟대 그래픽이 함께 전시된다.

천주교청주교구 가톨릭미술가회 회장을 3회째 연임하고 있는 장 교수는 내년에 전국 가톨릭미술가회 전시회를 청주로 유치했다.

사단법인 세계직지화협회 이사도 맡아 적극적으로 할동하고 있다.

장 교수의 부인 박미여(58) 씨도 적극적인 성격이어서 남편 이상으로 왕성한 사회활동에 나서고 있다.

청주에서 탑디자인직업전문학교를 운영하면서 바르게살기운동충북도협의회 여성회장과 국제로타리 3740지구(충북지구) 기획위원장을 맡고있다.

부창부수(夫唱婦隨)라는 말이 어울리는 부부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장효민 교수
장효민 교수

장 교수는 지금까지 틈나는 대로 모은 디자인 전문서적이 수천 권이나 된다.

또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모은 마그넷 기념품도 1천500여 개나 된다.

그는 때가 되면 이를 전시하고 남들과 공유하고 싶은 생각도 갖고있다.

장효민 교수는 "나중에 가능하면 마땅한 공간을 만들어서 디자인 연구소 겸 갤러리로 사용하면서 로컬디자인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며 "여기서 각종 문화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 문화에 대한 퀄리티를 높이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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