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옥산교차로
옥산교차로

충북경찰이 상습 정체지역인 교차로의 꼬리물기에 대한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지난 11월부터 두차례에 걸친 계도·시범기간 운영을 통해 단속 시행이 어느 정도 알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한달간의 홍보·계도활동 기간에 비해 올 연초까지의 시범기간 적발건수는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성과가 확인된 만큼 시행확대에 나선 것이다. 일단 현재 시행중인 청주시내 8개 주요 교차로에서 그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올안에 무인단속 장비도 개발할 예정이다. 꼬리물기 단속이 일상화되는 셈이다.

교차로 등에서 앞차에 붙어 무리하게 진입하는 꼬리물기는 가뜩이나 정체가 심한 도로의 혼잡을 가중시킨다. 신호 위반은 물론 교통흐름을 막는 경우가 다반사로 교통상황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하지만 그동안 경찰은 단속에 소극적이었다. 모호한 기준과 민원 빈발 등으로 경찰들로서도 단속을 꺼리는 게 보통이었다. 그렇지만 이로 인한 교통정체가 갈수록 거듭되고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자 '칼'을 뽑은 것이다. 이에따라 사고가 많은 지점의 회전교차로 설치와 더불어 도로의 교통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무슨 일이든 단속 등 타율과 규제는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자율과 자발에 의한 질서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이를 알아서 지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최소한의 경각심과 주의를 불러일으킬 만한 계기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교차로 꼬리물기도 다르지 않다. 누군가의 작은 잘못이 모두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강압적인 방법이라도 일단 이를 개선시켜야 한다. 더구나 청주시는 전국적으로 교통안전에서 최하위권에 속한다. 사고건수, 사망·부상자, 교통환경 등에 대한 지난해 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받았다.

이것만으로도 꼬리물기 단속, 회전교차로 확대 등 교통환경 개선을 서둘러야 할 까닭은 충분하다. 다만, 제도를 시행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부분의 지점에서 사고 감소라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회전교차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연결도로가 너무 많다보면 그 효과가 기대에 못미친다. 또한 교통량의 변화가 많은 곳은 되레 혼잡을 키울 수도 있다. 주변 도로와 교통량 등 여건을 충분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꼬리물기 단속은 이와 궤를 달리하지만 주위를 살펴야 한다는 점은 같다.

교통여건을 살핀다는 게 단속을 유예하거나 그 정도를 낮추라는 의미는 아니다. 무차별적인 단속에만 의존하지 말라는 얘기다. 꼬리물기가 상습적으로 발생한다면 교통흐름과 통행여건이 엇박자를 보이지 않는 지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다. 또한 어느 시간대에 주로 발생하는 지,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분석과 검토가 요구된다. 이렇듯 단속 이전에 개선의 노력이 더해져야 단속 효과도 커진다. 운전자를 단속대상이 아닌 교통수요자로 보고 이들을 도울 방법을 찾는게 우선이다. 비록 그 대상이 꼬리물기 위반자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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