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3일 청주시 상당공원 앞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나눔 온도가 105.9도를 가리키고 있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현재 캠페인 모금액은 74억9천만원으로 목표액인 70억7천300만원을 넘어섰다. /김명년
사랑의 온도탑. /중부매일DB

만 2년을 넘긴 코로나19의 파장은 서민들에게 더 가혹하다. 형편이 어려울수록 더 힘든 시간이 계속되고 희망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이번 겨울은 예년보다 더 혹독하다. 한파가 끊이지 않으면서 고단한 겨울나기가 계속되고 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으니 우리의 전통적인 미덕인 온정(溫情)도 기대하기 어렵다. 한해도 아닌 이태째 이어지는 고난에 주위를 돌아보는 마음마저 식는 느낌이다. 그러나 역시 희망의 씨앗은 우리 곁에 살아있었다. 올해도 사랑의 온도탑이 끓어올랐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말까지 진행되는 '희망나눔 캠페인' 모금활동이 모두에게 희망을 전한다. 모금을 시작한지 40일을 넘기면서 충남을 시작으로 충북과 세종, 대전이 잇따라 목표액을 넘겼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에 버금가는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일찌감치 꽉 차오른 것이다. 애초 캠페인 착수 무렵 걱정이 앞섰기에 조기 달성이 주는 울림이 더 크게 느껴진다. 사정이 안좋을수록 더 어려운 이들을 돌아보는 아름다운 모습이 올해도 곳곳에서 연출됐다. 2년째 작은 정성들이 모여 큰 희망을 이룬 셈이다.

올해 희망나눔 캠페인에서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기부자들의 구성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사랑의 온도 조기 달성에 개인들의 기부가 큰 몫을 차지했다고 한다. 예년은 물론 지난해와도 달라진 양상이다. 충청권 대부분 생필품 및 현금기부도 활발해졌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전체적으로 개인기부 건수가 늘었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과거 기업위주의 이웃돕기가 아닌 평범한 이들의 이웃사랑이 온정을 끓어오르게 만든 것이다. 더구나 이같은 개인들의 정성은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속에서 이뤄져 그 의미를 더했다.

2022 사랑의 온도탑을 세울때만 해도 경기침체에 고물가가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했다. 연말연시 물가상승률이 계속 치솟으면서 이런 걱정은 더 커졌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기우(杞憂)였을 뿐이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자신을 챙기기에도 버거운 코로나 시국속에서 희망의 불씨마저 사그라들지 않을 까 하는 심려를 떨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거듭되는 경기침체에 더 심해지는 소득 양극화가 우리를 짓누르는 상황이었다. 이런 여건속에서 이룬 2년 연속 조기달성은 그 자체로도 희망이 되기에 충분하다.

올해는 1월말부터 설 명절이다. 희망나눔 캠페인이 바로 설 이웃돕기로 연결될 수 있다. 연말연시 나눔에 동참하지 못했어도 이웃들과 설을 함께 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150도를 넘긴 충남과 이에 육박한 충북, 신기록을 세운 대전 등 지난번 충청권 모금 실적은 그야말로 화려했다. 이번에 이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해도 도전해볼만 하다. 소외계층에 대한 기업체 기부가 가을까지 예년에 크게 못미쳤지만 한순간 반등에 성공했다. 개인기부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사랑의 온도가 끓어오를수록 희망은 멀리 넓게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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