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일상… 설엔 머하니?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코로나 3년차, 연일 줄지않는 확진자수와 거리두기 강화로 3년전 누렸던 명절의 기억은 추억 소환을 해야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일까. 이번 설 명절은 어느 때보다 가슴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며칠 휴가를 쓰게 되면 최장 열흘을 쉴 수 있는 긴 명절 연휴, 문화충전지수를 채워보면 어떨까. 오랜만에 만나 공감대가 없는 가족, 함께 나눌 수 있어 행복한 연인, 차분히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혼밥·혼영·혼술파까지 외롭지 않을 영화 3편, 책 3권, 드라마 3편을 지역 전문가들에게 추천받았다. / 편집자


 

어일선 충북영화인협회장이 추천하는 영화 3편

어일선 교수
어일선 교수

한국전쟁 이후 한 가족의 역사를 통해 한국의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가족애를 느끼게 하는 감동의 영화 '국제시장', 엄마, 아빠에서 아들, 딸에 이르기까지 가슴이 터질 듯한 첫사랑의 아련함을 아름답게 노래하는 '클래식',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꿈같은 삶에 대한 이야기가 풍성해지는 '빅 피쉬' 등 3편을 추천하고 싶다.

영화 국제시장 /다음영화
영화 국제시장 /다음영화

윤제균 감독의 영화 '국제시장'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우리 시대 아버지 '덕수'(황정민 분)를 통해 아버지의 일생을 그리고 있다. '괜찮다' 웃어 보이고 '다행이다' 눈물 훔치며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우리들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해보면 어떨까.

영화 클래식 /다음영화
영화 클래식 /다음영화

또 다른 한편은 한국 멜로영화의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듣는 2003년 개봉작 곽재용감독의 '클래식'이다. 영화는 아빠를 일찍 여읜 지혜가 지금은 해외여행 중인 엄마 주희와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엄마의 빈자리를 털기 위해 다락방을 청소하던 중 우연히 엄마의 비밀 상자를 발견하게 되면서 엄마의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팀버튼 감독의 영화 '빅 피쉬'를 추천하고 싶다.

영화 빅피쉬 /다음영화
영화 빅피쉬 /다음영화

아버지 에드워드는 거대한 물고기 이야기를 비롯한 여러 환상적인 이야기를 갖고 있는 특이한 사람이다. 그의 재미난 이야기는 모두를 빠져들게 하고, 즐거움을 준다. 예전에 살던 마을에서 만난 거인 이야기,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다 모아놓은 유령 마을 이야기, 서커스단에서 만난 늑대 인간 단장 이야기까지. 그의 이야기보따리는 매력적이지만 다소 허무맹랑하게 들린다. 그러던 에드워드는 자신의 환타지처럼 큰 물고기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 위로 흐르는 아들의 목소리. "아버지는 산타클로스 같아요. 매력있지만 거짓이죠"라는 대사에서 느껴지듯 아버지와 아들, 가족이라는 구성은 서로에 대한 진심을 이해해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함을 보여주고 있다.


 

영풍문고 청주점 윤대성 점장이 추천하는 책 3권

윤대성 영풍문고 청주점 점장
윤대성 영풍문고 청주점 점장

첫번째로 추천할 책은 '이순신의 바다'로 유튜브 구독자 64만명을 보유한 한국사 강의 중심에 서 있는 황현필씨의 책이다.

이순신의 바다 /영풍문고
이순신의 바다 /영풍문고

"자~ 역사를 가장 역사답게 가르친다고 자부하는 황현필입니다" 라고 유튜브에서 강의를 시작하는 그의 책은 임진왜란을 기록한 여타 도서들보다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일테면 입체적인 지도, 지명, 사료 분석을 통해 대중의 이해도와 쉬운 풀이로 그 당시 조선의 상황과 일본의 침략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조선의 백성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이순신 장군의 고뇌와 철두철미한 정보분석, 각 부하장교·격군까지 적극적인 소통을 하는 등의 리더십은 덤으로 배울 수 있다. 이순신이 왜 성웅으로 불리우는지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는 역사서로 30~40대 가장들에게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다.

연이와 버들도령 /영풍문고
연이와 버들도령 /영풍문고

조미정 아트파트 담당은 '연이와 버들 도령'을 추천했다. 대표작 구름빵의 동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백희나 작가의 신간도서인 '연이와 버들 도령'은 계모가 던지는 시련 속에서 버들 도령의 조력을 받아 행복을 쟁취하는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단, 작가는 연이와 버들 도령이 성별만 다를 뿐 동일인물로 설정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주체적인 자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고 있는 현 시대 상황 속에서 역경을 헤쳐 나가는 주인공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엿볼 수 있다. 작가의 특유의 한국적인 색감, 감각적인 표현기법이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감수성이 풍부한 이 시대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추천도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영풍문고
달러구트 꿈 백화점 /영풍문고

엄미영 문학파트 주임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추천했다. 이 책은 지난 2021년 공공도서관에서 최다 대출도서로 국립중앙도서관이 선정한 올해의 책이다. 꿈을 사고 판다는 흥미로운 요소로 백화점이란 공간에서 각 고객별 민원을 담당하고 있는 페니가 등장한다. 에피소드마다 잔잔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공감을 이끌어 내며 독자들이 그 상황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다. 최근 100만부 기념 합본호 기프트 에디션으로 출간이 돼 20대~30대에게 선물하기 좋은 도서로 추천한다.


 

김수현드라마아트홀에서 추천하는 드라마 3편

드라마 갯마을차차차 /TVN
드라마 갯마을차차차 /TVN

'갯마을 차차차'는 김수현드라마아트홀 '2021 올해의 좋은 드라마' 선정작으로 바닷내음 가득한 삶의 터전 안에서 사람내음 가득한 드라마다. 신민아, 김선호를 주축으로 하고 있지만 중심인물의 구분이 없이 '함께 살아가 주는 소중한 존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작품이다. 또한 각자의 상처를 돌아보고,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따뜻한 사람 사는 이야기이다. 이번 설 연휴 드라마 속 공진이란 곳으로 떠나 달콤하고 정다운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면 어떨까.

옷 소매 붉은 끝동 /MBC
옷 소매 붉은 끝동 /MBC

또 다른 드라마는 이준호, 이세영 주연의 '옷 소매 붉은 끝동'이다. 지난 2021년 11월부터 두달간 UHD로 방송된 MBC 금토 드라마로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물이다. 다양한 인물과의 관계를 유연하게 주도하는 성덕임이라는 인물을 통해 일도, 사랑도 주체적인 여성을 그리고 있으며 21세기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지향해야 할 삶의 가치에 대해 숙고하게 만드는 드라마다.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과 기회의 불공정 사회를 살아내고 있는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다. 섬세한 소품, 부드러운 명암비, 과감한 여백을 살린 구도, 화려한 색감이 만들어내는 영상미는 덤이다.

드라마 스토브리그 /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 SBS

다시보고 싶고, 같이 보고 싶은 드라마로 '스토브리그'를 추천하고 싶다. 지난 2019년 12월 13일부터 2020년 2월 14일까지 방송됐던 SBS 금토 드라마로 프로야구 꼴찌팀 재송 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팀을 개혁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스토브리그(Stove League)는 야구가 끝난 비시즌 시기에 팀 전력 보강을 위해 선수영입과 연봉협상에 나서는 것을 지칭한다.

야구드라마이자, 오피스드라마며, 휴먼 성장드라마로 볼 수도 있다. 만년 꼴찌팀의 성장기를 통해 희망과 도전의 메시지를 말하고 있다.

드라마 스토브리그 /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 SBS

'안 그만둬 함께 갑니다', '강한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서로 도울 거니까요' 라는 대사들은 오랜 울림을 주는 명대사로 남았다.

어딘가 존재하는 꼴찌들이 기죽지 않는 판타지 드라마이기도 하다. 인생 전체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질문의 변화구와 시원한 답변의 직구를 통해 격동의 드라마구장에서 새롭게 설계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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