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대학교 정문 모습. /중부매일DB
청주대학교 정문 모습. /중부매일DB

지방대학에 깊숙이 드리운 신입생 급감의 그늘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이제는 생존문제를 따져야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도 않는다. 여러 궁리들을 하고는 있지만 묘책이 없다. 그런 까닭에 전국의 지방대학들이 비상이다. 더 나아가 생존의 짐을 같이 짊어진 해당 지역들도 고민을 함께 하고 있다. 상생은커녕 단계적인 공멸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중차대한 국면에서도 딴짓을 하는 대학 구성원이 있다면 착각에 빠졌거나 제정신이 아닐 것이다. 청주대 노조 얘기다.

청주대학교 노동조합이 상여를 들고 학교문을 나섰다. 뜬금없이 등장한 상여는 대학당국과의 단체협약을 앞두고 투쟁 결의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는게 노조측 설명이다. 일종의 세과시용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어떤 이유에서도 대학내에 상여를 가져다 놓고 이를 시위용으로 쓰는 것은 부적절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지금은 더더욱 때가 아니다. 2022학년도 신입생 선발이 진행중이어서 그렇다. 그런 까닭에 학교는 물론 학생, 동문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노조는 귀를 닫고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청주대 노조의 상여는 이미 지난 10일부터 보름넘게 본관 현관을 차지했다. 대학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본관 입구에 상여가 자리하니 학교 이미지의 실추는 피할 수 없다. 매년 1월이면 대입 정시모집이 이뤄지는 시기이다. 따라서 면접 등을 위한 학생, 학부모의 학교 방문이 이어질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어렵게 고심 끝에 선택을 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입학전부터 학교에 대한 이미지를 구길 수 밖에 없다. 대학생활의 낭만은 고사하고 캠퍼스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이는 신입생 절벽이라는 위기속에서 학생을 더 확보하는게 아니라 내쫓는 것과 다르지 않다. 노조라고 해서 이를 모를리 없다. 그럼에도 변명으로 일관하고 비난을 무시하는 것은 자신들 외에는 누구도 안중에 두지 않기 때문이다. 안하무인이자 막무가내인 것이다. 노조라는 방패를 앞세워 해선 안될 짓까지 거침이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상황이 거듭된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지난해 2월에는 투쟁 현수막을 치웠다는 이유로 학생들을 고소하기도 했다. 학교와 학생이 뒷전이라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청주대 노조는 아마도 그들이 학교 주인이라고 착각하는게 아닐까 싶다. 십수년째 학교와 갈등하고, 학생·동문과 척을 지면서도 자신들의 입장과 주장만 고집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학교의 주인은 학생들이다. 학생이 없다면 학교는 존재할 이유가 없고 학교가 살기 위해서는 이들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지금 청주대 노조는 스스로 '쪽박'을 깨고 있는 것이다. 그 쪽박이 완전히 깨지면 그들도 사라질 수 밖에 없다. 한줌의 힘을 가졌다고 함부로 휘두르면 그 힘에 모든 것이 휩쓸려 결국 파국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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