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용 체험시설 활용 예술인 활동공간 확장 "

백인욱 충주중원문화재단 이사장
백인욱 충주중원문화재단 이사장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생활형편이 나아지고 의식주 걱정이 없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현대사회 들어 삭막하고 각박해진 사회를 윤기있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문화예술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충주는 오래 전부터 '예향의 도시'로 불려왔지만 개발 위주의 정책에 밀려 지역에서 문화예술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기여도는 이름 값을 못한 게 사실이다.

도시 전체로 볼 때 하드웨어는 어느정도 완성돼 가는 단계에 들어섰지만 소프트웨어는 아직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본보는 충주를 중부내륙권의 문화 중심도시로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백인욱 충주중원문화재단 이사장을 만나 재단의 역할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보기로 한다.

지난 2006년 중원문화의 전승발전과 문화예술의 진흥을 목적으로 재단 설립 허가를 받아 출범한 충주중원문화재단은 2009년 (재)중원문화체육관광진흥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한 뒤 2017년에 다시 (재)충주중원문화재단으로 변경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수년동안 재단 운영을 둘러싸고 각종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재단 설립의 취지에 부합하지 못한 것은 물론, 제기능도 하지 못했다.

결국 재단의 전반에 대한 획기적인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이 당연직으로 맡게 돼 있던 이사장을 민간인이 맡도록 변경하고 지난해 2월 공모를 거쳐 백인욱 이사장이 초대 민간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백 이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해 취임 1년만에 재단을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재단의 역할을 위해서는 조직 안정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던 그는 조직을 정비하고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1984년부터 2019년까지 35년 간 공직에 몸 담아 충주시 연수동장과 홍보담당관, 충주시의회 사무국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한 그는 공직에서의 조직관리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재단 조직을 안정화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또 재단이 추구하는 가장 큰 가치인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창작활동 지원과 시민들의 문화 향유기회 제공을 확대하는데도 주력했다.

백 이사장은 "비문화예술인인 내가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이를 불식시키는 방법은 그들과의 꾸준한 소통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시간이 나는 대로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과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그들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다 보니 차츰 내 진정성을 알아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백인욱 충주중원문화재단 이사장
백인욱 충주중원문화재단 이사장

그는 재단이 추진하는 각종 사업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여론과 요구를 적극 수렴하고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예술산업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융복합 문화예술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시민들이 행복한 문화도시를 만드는데 앞장섰다.

백 이사장은 취임 후 코로나19로 지치고 우울해진 시민들을 위로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충주문화버스킹사업을 시도했으며 큰 호응을 얻어 전국 각지로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됐다.

시민들에게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직접 문화예술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의도가 주효했던 것이다.

이와 함께 기획전시와 기획공연, 팝업전시를 비롯해 지역예술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 간의 가교역할을 했다.

충주중원문화재단이 전국 최초로 시도한 충주문화버스킹사업
충주중원문화재단이 전국 최초로 시도한 충주문화버스킹사업

재단은 올해 자체사업으로 문화예술 지원사업과 개인전 개최 지원사업, 아트페어 참가 지원사업, 어린이 문화교육 프로그램, 꿈의 오케스트라, 무지개다리 사업, 충북문화사관학교, 예술학교'꿈뜰', 재단 기획공연, 재단 기획전시, 공모사업 준비금, 시·군 문화교류사업, 청소년 문화축제, 관람에티켓영상 제작, 제5회 권태응 문학상, 충주문화버스킹, 명사동행 걷기, 청년 관광코디네이터 운영, 문화도시 조성사업, 충주호수축제 등 다양한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

또 '2022 꿈의 오케스트라 충주', '2022 무지개 다리 사업', '2022 문화재 야행', '2022 문화가 있는 날' 등 다양한 공모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충주중원문화재단은 백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직접 관리하는 수탁기관도 크게 늘었다.

그가 이사장으로 취임하기 이전에는 충주음악창작소와 충주생활문화센터 두 군데가 전부였지만 취임 이후에는 관아골 동화관과 목계나루 문화마을, 충주공예전시관, 체험관광센터, 중앙탑의상실, 중앙탑사진관, 관광안내소까지 운영을 맡게 됐다.

문화예술에 이어 관광 부문까지 문화도시 충주 조성을 위한 전반적인 시설의 운영을 재단이 도맡게 된 셈이다.

백 이사장은 올해 목계나루 강배체험관과 공예전시관 활성화에 가장 우선적으로 공을 들일 계획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개관한 뒤 마땅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운영이 중단돼있는 두 시설을 문화예술인들의 활동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각종 공연과 전시는 물론, 지역예술인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는 예술장터 공간으로 만든다는 복안을 갖고있다.

또 고구려비전시관 별관을 공연과 전시공간으로 활용해 교육·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충주중원문화재단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문화도시 공모사업 최종 선정을 위해 철저한 대비에 임하고 있다.

지난해 응모했다가 준비와 경험 부족으로 아깝게 고배를 마셨지만 두번의 실패는 없다는 각오로 차질 없는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있다.

백 이사장은 "충주가 명실공히 중부내륙권의 문화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문화도시로서의 기반을 조성하는 일이 가장 급선무"라고 주장한다.

특히 "먼저 충주의 문화환경을 분석, 기획해 중·장기적 지역문화발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주체와 계층, 시민 참여가 가능한 문화 협치를 이뤄 시민주도형 문화도시 거버넌스를 조성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충주 고유의 문화를 발굴하고 특성화시켜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문화도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술인의 창작활동에 대한 적극 지원과 생활예술 활성화도 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과제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백인욱 이사장은 "충주가 문화도시로 발돋움하는 지름길은 22만 시민이 곧 예술인이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재단에서는 생활예술 확대를 위해 장르 별, 악기 별 행사를 기획하고 문화예술동아리 활동을 적극 권장해 모든 시민이 예술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