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진순 수필가

까치 내 가는 길목 문암동 원주민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테크노 단지가 형성되기 전에는 임야에 창고를 짓고 논에 게딱지같은 집을 지어 새 동네를 만들었다. 금방 테크노 단지를 조성할 거면서 건축 허가는 왜 내주며 자고새면 새 집들을 부숴버리는 모습과 소음을 들으며 국가적인 손실이라고 주민들은 혀를 차고 있다. 초라하기 이를 때 없는 스레트 지붕에 마치 동물을 키우는 우사와 다름없는 오래된 집은 보상이 까다롭다는 이유인지 취락지구로 46세대를 남겨 두고 단지 조성을 시작했다. 헌집주인은 대부분 고령이다. 자식들은 도회지로 가고 초라한 집의 어르신들의 심중을 시장님은 배려해보신 적이 있을까.

단지가 쓰레기장인줄 아는지 얌체족들이 야밤에 쓰레기를 갖다버려 문암동 마을은 테크노 단지를 조성하면서 지저분해졌다.

야트막한 야산을 등에 업고 길게 형성된 머리도 꼬리도 잘려나간 토막 난 원주민들은 가난해서 외면당한 설음을 안으로 삭이며 순리로 받아 드렸다.

주민들은 우뚝우뚝 선 아파트에 입주가 시작되며 인구가 1만 3천명이 늘어나고 상가가 형성되는 강서 2동의 발전 모습이 희망의 불빛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1시간에 한 대 다니던 시내버스 교통편이 좋아졌고 마트도 병원도 없던 곳에 신도시가 생겨 살기 편해졌다.

땅값이 올라서 평당 적게는 800만원 도로 주변 상가터는 1500만을 웃돌고 있다. 아파트 값은 폭등해서 오는 5월에 입주할건데 일억이 넘는 프레미엄이 붙었다는 떠나간 이웃들의 자랑 때문이다.

가까운 거리의 테크노 단지 땅값이 오르면 우리 마을 땅값도 오른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테크노 조성 사업에 외면당한 것을 전화위복으로 삼았다.

마을에 모 부동산이 들어오고부터 풍파가 일기 시작했다. 민간 개발을 한다면서 마을주민들과 제대로된 사업 설명회도 없이 1:1 집집마다 독대를 하면서 민심을 휭휭하게 뒤흔들고 다닌다.

주변시세는 반영치 않고 자기들 마음대로 임야는 평당 150만원. 남의 터에 사는 집은 평당 150을 처 줄 것이며 이주비를 6000만원을 주겠다는 달콤한 말로 유혹을 하여 주민들끼리 불협화음을 조성하고 있다.

이번에는 제 땅에 집을 가진 자를 희생양으로 삼는지 대지는 250만원 집값은 들죽 날죽 시장의 생선장사 생선 값 메기 듯 집집마다 값이 다르게 흥정을 하고 다닌다. 우리는 이곳을 떠나면 집도 땅도 살 수 없으며 이곳이 천국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개발을 원치 않는다.

부동산업자은 무허가로 문암지구 토지개발 보상 사무실이라는 대문 짝 만 한 간판을 걸고는 주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 이는 주민 알기를 우습게 보는 행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보다 못한 주민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개발 반대위원회를 구성하고 도로변에 현수막을 걸었다.

모 건설사가 뒤에 있고 부동산 부로커들이 민간 개발 운운 하는 것은 시장님의 허락 없이는 이루어 질수 없는 행위가 아닐까. 촌사람들이 땅 두더지처럼 무지해서 피해를 당해도 신음소리조차 내선 안 되는가.

이진순 수필가
이진순 수필가

문암동 주민들은 쓰레기 매립장을 형성할 때도 악취로 몸살을 당한 불쌍한 주민들이다. 그 탓인지 집집마다 암으로 생명을 잃은 집이 많아도 어디다 하소연 한마디 하지 못하고 있다. 46호 원주민들의 희망의 꿈조차 이렇게 뭉개버려도 되는지 시장님께 여쭙고 싶다.

청주시민을 위하여 희생으로 얼룩진 취락 지구 문암동 원주민들은 평화롭게 살고 싶다는 간절한 호소가 시장님께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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