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동빈 사회경제부 차장

'지구대 몰카', '수사경찰 성희롱' 성추문이 충북경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사건들은 모두 정용근 충북경찰청장이 부임한지 6개월여 만에 일어난 사건이다. 청장의 리더십 부재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 청장은 지난해 12월 '지구대 몰카 사건'이 언론보도 된 후 '공직기강 확립대책'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재탕을 넘어 삼탕까지 한 알맹이 없는 대책은 무너진 공직기강을 바로 잡기엔 역부족이다.

같은 해 발생한 '수사경찰 성희롱 사건'에 대한 충북청의 징계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직위해제도 안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피의자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충북청의 주장과 달리 이 사건을 수사한 청원경찰서는 범죄혐의가 있다고 결론내리고 사건을 송치했다.

검찰로부터 수사종결권을 가져온 경찰이 본인들의 수사결과를 스스로 신뢰하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성비위 경찰관은 경찰 스스로의 판단이 아닌 검찰 판단에 따라 징계수위가 결정될 상황에 놓였다.

정 청장은 '성비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적용 및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를 적극 적용하겠다', '성범죄자에 대해서는 파면·해임 등 징계를 하고, 성희롱 범죄는 중징계 이상 문책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인사권자인 그는 성희롱 범죄 피의자에게 예외적으로 관용을 베풀고 있다.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 한 인상을 주고 있다. 충북청 소속이었던 성희롱 피의자는 최근 청주흥덕경찰서로 인사이동 됐다. 그에 대한 징계 책임은 흥덕경찰서장에게 떠넘겨졌다.

신동빈 사회부 기자
신동빈 사회경제부 차장

정 청장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적절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 그리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고, 도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자기가 한 말도 지키지 못하는 충북경찰 수장의 모습에, 묵묵히 일하는 경찰관들의 사기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이제 6개월이 된 청장의 리더십이 벌써부터 흔들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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