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유재풍 변호사

대통령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하느니 마느니, 어떤 날짜는 안 되느니 말도 많던 후보자 토론도 모두 끝났다. 거의 매일 공표되어 후보와 지지자별로 가슴 졸이던 여론조사 결과도 더는 공개되지 않는다. 재외국민 투표에 이은 3.4.~5. 사전투표, 그리고 3.9. 역사적인 국민의 선택만 남았다. 과연 3.9. 이후 대한민국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이전의 삶보다 더 나아질 것인가, 아니면 퇴보할 것인가. 대한민국의 위상이 올라갈 것인가, 내려갈 것인가. 코로나 위기, 경제위기, 기후위기, 안보위기, 양극화와 지방소멸 위기 등 실타래 같이 엉킨 대한민국의 운명이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서 있다. 자연스럽게 나라를 살려달라는 기도를 하게 된다. 국민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이가 대통령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군림하고 통치하는 것이 아닌 섬기는 대통령, 자기와 자기 진영의 논리가 아닌 겸손히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대통령,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자신은 수임자임을 잊지 않고 위임자의 뜻을 존중하여 나라를 이끌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기를 소망한다.

작년의 대통령 후보 선출부터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선거운동 과정을 지켜본 많은 국민의 실망이 컸다. 역대 어떤 선거보다도 후보자들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다는 보도가 해외 언론에서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서 아직도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세상에 완전한 사람이 없듯이, 대통령 후보자들 역시 온전하지 못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더 부족하냐는 네거티브적 사고에서 벗어나, 누가 더 능력있게 수임자로서 역할을 감당해 나라를 이끌고 대표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고 투표해야 한다. 다른 후보와 그 정당을 비난하며 실수에 기대려 하고, 정작 자신은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국민을 행복하게 해 줄지 비전이 없는 후보는 단연코 거부되어야 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나라를 이끌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 국민을 갈라치기 하거나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국민의 마음을 추슬러서 통합의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 자신과 소속정당의 과오가 있으면 겸손히 인정하고 사과하며, 바로잡을 각오를 밝히는 솔직한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흠만 잡는 후보는 대통령으로서 자질이 없다. 후보자의 자질에 대해서는 30% 넘는 TV 시청률이 반영하듯 몇 차례 TV토론을 통해 이미 검증이 되었다고 본다.

유재풍 변호사
유재풍 변호사

맘에 드는 후보가 아무도 없다고 해서 기권해서도 안 된다. 5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국민의 가장 중요한 권리를 포기해 버리면, 결국 맘에 들지 않는 후보에 의해 지배당한다. 5년이란 세월을 고통 속에 보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감정으로만 투표하면 그것 때문에 낭패 속에서 5년을 보낼지도 모른다. 프랑스의 토크빌이라는 학자가 "모든 국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내 한 표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 한 표의 주권행사를 위해 몇 시간씩 운전해 달려가 재외국민투표를 한 이도 있다. 반드시 투표해야 함은 물론, 투표를 앞두고 냉철해져야 한다. 분위기에 휩쓸리거나 감정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을 옭아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과연 준비된 후보인가, 세계 10대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이끌 수 있는 인물인가, 실현가능하고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공약과 실천력이 있는가, 정치의 틀을 바꾸고 국민의 의지를 제대로 반영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살아온 삶을 통해 내 주권을 맡겨서 내 삶이 나아지고 내 나라를 자랑스럽게 만들 검증된 능력이 있는가 등을 냉철하게 판단해서 투표해야 한다. 투표(投票)가 무엇인가. 말 그대로 표를 던지는 것 아닌가. 위와 같은 종합적 판단의 토대 위에서 내가 선택하려는 후보에게 미래를 맡겨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결심이 설 때, 표를 던져야 한다. 내 자신과 내 나라의 미래는 내 투표가 결정한다. 과연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를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더 내가 원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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