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됐지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대선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거대 양당의 후보들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는 거대 양당이 각각 비호감 후보들을 공천하면서 선거 초반부터 '차선이 아닌 차악 후보를 뽑는 선거'라는 오명을 얻었다.

여론조사 1, 2위 후보가 각각 사적인 스캔들이나 가족비리 의혹 등으로 얼룩졌기 때문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비리 의혹으로 상대 진영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고 아내 김혜경 씨는 경기도 비서실 법인카드 사적 사용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 전부터 자신의 형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 입원 의혹과 여배우와의 스캔들 논란 등으로 상처투성이가 됐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주술 논란에 이어 부동시로 병역을 기피했다는 의혹으로 시민단체로부터 공수처에 고발당했고 장모의 요양급여 부정수급과 땅투기 의혹, 아내 김건희 씨의 학·경력 위조와 주가 조작 등 전방위적인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른바 '본부장(본인, 부인, 장모) 리스크'로 시달리는 윤 후보는 잇단 말실수까지 겹쳐 선거캠프는 연일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각 후보가 자신의 국정수행 능력이나 정책을 내세우기보다는 서로 흠집 내고 물어뜯는 네거티브 일색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죽하면 뉴스만 틀면 나오는 대장동 문제는 '또장동'이라는 별명까지 얻어 국민들의 고개를 젓게 만들고 있다.

거대 양당 두 후보 모두 연류된 의혹을 받고 있는 대장동 문제는 여야 두 정당이 서로 난타전을 주고받으면서 대선 후 특검까지 거론되고 있다.

대선 후유증마저 우려되고 있다.

자고나면 서로가 새로운 의혹을 쏟아내면서 이번 대선은 지금까지 어느 대선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최악의 네거티브로 얼룩지고 있다.

'차악의 후보를 뽑아야 하는 최악의 선거'가 됐다.

특히 막판에 전격적인 후보 단일화까지 이뤄지면서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예측이 더욱 힘들게 됐다.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국민들에게 미래와 희망을 심어줘야 하는 것이 선거지만 이번 대선에서 정치권이 국민들에게 안겨준 것은 한숨과 절망이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정치인들을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

하긴 언제 그들이 우리에게 희망을 준 적이 있기는 했었는가.

이제 국민들이 투표로 보여주는 수 밖에 없다.

투표는 국민이 정치권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실력행사다.

사회운동가인 고 함석헌 선생은 "정치란 덜 나쁜 놈을 골라 뽑는 과정이다. 그놈이 그놈이라고 투표를 포기한다면 제일로 나쁜 놈들이 다 해먹는다"고 했다.

최선의 후보를 뽑는 게 아니라 최악 후보를 솎아내는 과정일지라도 투표는 꼭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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