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6.1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여·야 예비후보들이 그동안 많은 곤혹을 치렀다.

10일 전 까지만 해도 매서운 바람과 영하 15도의 한파가 이어진 이른 아침.

이런 강추위속에서도 여·야 예비후보들은 얇은 점퍼와 목도리 하나에 의지한 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교차로 등지에서 목청이 터져라 인사를 했다.

자신의 선거는 뒤로 한 채 제20대 대통령 선거운동에만 몰두했다.

이제 1일 후면 대권주자들의 운명도 극명하게 갈린다.

그리고 예비후보들의 그 힘들었던 여정도 막을 내릴 것이다.

예비후보들이 이렇게까지 열심히 한 것은 나름 공천 영향이 컸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이 후보들 모두에게 공천을 줄 수는 없을 터.

앞으로 1~2개월 후면 공천시즌이 시작된다.

공천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야 협·위원장들의 고심은 점점 깊어갈 것이 자명하다.

충성을 맹세하고 한파를 온몸으로 막아낸 후보들에게 공천을 내주지 않는다면 반발로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하다.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눈물의 기자회견'이 잇따를 것이며, '탈당'은 물론 중앙당에 이의제기도 불사할 것이다.

특히 추후 자신(협·위원장)의 정치적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 간파하듯 여·야 협·위원장은 시장, 및 도·시의원 후보 모두를 경선을 통해 선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제천지역에서 시장후보들을 제외하고 도·시의원을 경선한 적은 제천시 제8대 기초의원 선거 때 더불어민주당이 처음인 것 같다.

물론 여러 잡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시도를 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고 도·시의원 후보들 간 지역을 세분화 해 경선을 치루는 것 또한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

일각에서는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꼼수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공천을 한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선배 기자의 농담섞인 말이 떠오른다.

'돼지100마리를 끌고 가는 것 보다 기자 2명을 끌고 가는 것이 더 어렵다'는 우스갯소리처럼, 하물며 다수의 후보들을 모두 이끌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에게 명분있는 공정성을 부여해 준다면 그리 어려운 일만도 아니다.

경선은 전 국민이 바라는 공명정대한 지방선거의 모습이 되어야 한다.

누가 뭐래도 선거는 공정하게 치러져야 한다는 얘기다.

후보자들의 공천권을 협·위원장이 아닌 유권자들이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생각일 것이다.

모든 일도 마다하고 이른 아침부터 꽁꽁 언 손발을 동동거리며, 각자의 길에서 최선을 다한 후보들.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이들이 승부를 깨끗이 인정하기 위해서는 명분이 있는 공정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해진 룰대로 경선 등을 통해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면, 쓰디쓴 고배를 마시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부디 원칙과 기준이 없는 공천이 아닌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공천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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