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원과 경북에 번진 산불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7일 청주시 청원구 산림재해컨트롤타워에서 산불전문진화대원들이 등짐펌프와 갈퀴 등 산불 진화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김명년
청주시 청원구 산림재해컨트롤타워에서 산불전문진화대원들이 등짐펌프와 갈퀴 등 산불 진화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중부매일DB

해마다 건조한 날씨로 3월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산불로 나라 전체가 '위기'를 맞는 만큼 정부와 일선 지자체는 보다 실효성 있는 산불대책 점검에 나서야 한다.

지난 4일 시작된 울진·삼척·동해·강릉으로 이어진 동해안 산불이 이어져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입산자 실화나 소각으로 인한 산불 등 부주의로 인한 발생 빈도가 매우 높다.

특히 산불이 잦고, 큰 피해가 집중되는 강원도와 경북, 충남·북 지역에 대한 산림정책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때다. 소나무 위주의 단순림 정책이 화재에 취약한 것은 아닌지도 따져볼 일이다. 땜질식 처방만 나열할 게 아니라 과학적인 감시 시스템 구축 등 보다 실효성 있고 근본적인 산불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피해 주민들은 주택 등 삶의 터전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 그야말로 망연자실하다. 키우던 가축의 폐사도 잇따르고 있다. 틀니도 챙기지 못한 채 피난한 주민들도 있었다고 하니 화재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번 산불 확산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겨울가뭄을 꼽을 수 있다. 기상청이 발표한 겨울철 기후분석 결과 지난 겨울철(2021년 12월∼2022년 2월) 전국 강수량은 13.3㎜로 1973년 이래 가장 적었다. 이는 평년(1991∼2020년 30년 평균) 강수량 89㎜보다 75.7㎜가 적은 것으로, 평년에 견줘 15%도 안된다.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강풍까지 불어 불길이 커지면서 큰 피해로 이어졌다. 실례로 지난 겨울 충북지역의 강수량이 역대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철(2021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도내 강수량은 11.9㎜로 평년(77.9㎜) 강수량의 15.2% 수준에 그쳤다.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최저 기록이다. 지난 겨울철 월별 강수량은 지난해 12월의 경우 5.1㎜, 1월 2.8㎜, 2월 4.0㎜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평년의 19.6% 수준이었지만, 올해 1월과 2월 강수량은 평년의 12.8%에 기록, 10분의 2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겨울철 강수일수도 16.2일로 평년(21.9일)에 미치지 못한 역대 최저 6위 수준이었다.지난 겨울 강수량이 적었던 이유는 저기압보다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으면서 맑은 날이 많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충남·북 등 산악지형이 많은 충청권 관할당국도 경북·강원 산불을 거울삼아 바짝 긴장해야 한다. 재난 관리 패러다임도 지역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지자체는 지역 특성에 맞게 예방-대비-대응-복구 과정에서 단계별로 중요한 요소를 반영한 정책을 도출해 재난회복력 수준이 높여야 한다. 또한 산불 감시활동 및 초동 진화체계에 허점이 없었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철저한 예방대책 마련으로 산림이 더 이상 잿더미로 변하는 일이 반복돼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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