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지하 300m 이상 퇴적암층에서 미생물 생존 확인
국내서 발견된 적 없는 미기록종환경정화 생물제재로 활용 가능성 커

노보스핑고비움과 더마코커스의 고체배양(좌), 투과(중간) 및 주사(우) 전자현미경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노보스핑고비움과 더마코커스의 고체배양(좌), 투과(중간) 및 주사(우) 전자현미경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중부매일 나인문 기자]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지하 300m 이상의 퇴적암층 시료에서 미생물의 생존을 확인하고, 분리·배양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경남 진주시와 대구시 소재 퇴적암층 2곳(진주층, 대구층)을 750m까지 채굴해 빛과 물, 산소가 없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살고 있는 미생물을 탐색했다.

그 결과, 약 1억 1000만 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2곳의 퇴적암층에서 마이크로바이옴 군집 분석을 통해 933종류의 미생물 존재를 확인했고, 11종(16 균주)을 배양했다.

그동안에는 지하 깊은 곳의 특수한 환경에서 사는 미생물의 발굴은 시료 확보가 매우 어려워 관련 특수장비와 전문성이 필요하고, 이러한 환경에 살고 있는 미생물 또한 전문적인 배양 방법이 요구돼 왔다.

이번에 발견된 11종의 균주 중에서 진주층 338m 지점의 시료에서 분리한 '노보스핑고비움 아로마티시보란스'와 678m 지점의 시료에서 분리한 '더마코커스 프로펀디'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은 미기록종으로 확인됐다.

노보스핑고비움은 미국 대서양 연안의 깊은 땅속에서, 더마코커스는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심해 진흙에서 분리된 바 있어, 특수 환경에서 주로 서식이 확인된 종들이다.

특히 태평양 북마리아나 제도 부근 평균 수심은 7000~8000m로 지구에서 가장 깊은 해구다.

또한 노보스핑고비움은 난분해성 석유계 환경오염 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를 분해하는 미생물로 알려져, 환경정화 생물제재로 활용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다방향족탄화수소는 난분해성 석유계 환경오염 물질로써 벤조피렌처럼 탄소원자가 고리 모양으로 결합된 구조의 화합물이 여러 개 연결된 형태를 띠고 있으며, 주로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에 포함돼 있다.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이번 연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쉽게 접하기 힘든 지층 시료에서 미생물자원을 발굴한 성공적인 협업사례"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미탐사 영역에서 자생생물종 확보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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