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정삼철 충북연구원 북부분원장

이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끝이 났고 2달 후에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현재 인수위원회가 꾸려지기 시작하였고, 국민과 지자체들의 시선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로 향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국정 운영의 방향타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그것이 지역엔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지 궁금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선 기간 내내 별다른 국정 운영 방향과 정책들을 검증하고 가늠해 볼 기회도 없이 네거티브가 난무하고, 거리에 나붙었던 공약들은 하나같이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임에도 재원은 어디서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는 아무런 설명도 없다. 결국은 대선주자들이 내건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선 국민이 낸 세금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려면 세금을 더 걷거나 그렇지 않으면 기존 정책사업들을 과감하게 혁신하여 누수되거나 불필요한 사업들은 접고, 한정된 재원을 혁신적으로 재편해야 하는 제로섬 게임이 시작되기 때문에 영역, 주체, 지역 간에 갈등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역의 표심을 얻기 위해 내걸었던 대선공약이 과연 국정운영과 거시적 국가경영에 얼마나 절실하고 필요한 사업들인지, 대선공약으로 적합한 것이었는지 깊이 성찰하고 생각해볼 문제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를 치르며 전에 보지 못했던 지역 맞춤형 공약이란 그럴싸한 이유로 수많은 공약이 새겨진 현수막이 걸리며 많은 기대감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국가운영을 위한 대선공약인지, 지방선거 공약인지 분간조차 하기 힘든 것도 많았었기 때문이다. 대선공약은 거시적인 국가운영을 위한 미래설계를 기본바탕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지역 공약은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범주에서 그 역할과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자체 역할과 국가의 역할이 구분되지 않은 지역 공약들이 난무하면서 지역 간 갈등과 경쟁은 더욱 치열한 상황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움직임들 하나하나에 지역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이미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발전을 위한 지역 공약을 대통령 공약으로 반영하기 위해 대응전략 TF팀을 구성 운영하거나 대책 마련에 나서면서 물밑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향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7개 분과와 3개의 TF팀으로 구성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정삼철 충북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장
정삼철 충북연구원 븍부분원장·충북학연구소장

특히, 지역균형발전 TF가 꾸려지면서 지역 공약의 반영을 위한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충북의 지역발전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향후 5년간 충북이 담임해야 하는 국가적 차원의 기능과 역할을 보다 명료하게 찾아 담아내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미래 국정 운영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어, 국민과 기업, 지자체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야 한다. 또한, 차기 새로운 정부는 통합의 시대 정신을 기반으로 내부적으로는 선거 과정에서 갈라진 민심을 결집하여 개별화, 양극화로 치닫는 사회ㆍ경제적 갈등을 해소하고, 외부적으로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경쟁력 강화와 국가적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그러나 통합의 시대정신을 국정 운영 방향에 담아내는 일은 만만치 않은 일이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이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그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인수위 위원들도 물리적, 구조적 국가통합을 넘어 심리적 국민통합 속에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소통중심의 국가정책운영시스템을 설계하고 담아내야 한다. 그러려면 개인도 지역도 눈앞의 소아(小我)를 과감하게 버리고, 대아(大我)를 가지고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진정성으로 다가서야 한다. 곧 있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에서 저마다 많은 선량이 출사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 또한 자신이 충북과 지역발전의 적임자임을 내세우고는 있으나 그 옷이 자신들에게 과연 맞는 옷인지, 자신이 서 있어야 할 자리인지, 통합의 시대적 정신에 맞는 비전과 철학을 가진 리더인지 냉철히 생각하고 도민과 지역주민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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