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시티투어 2층 버스 /연합뉴스
세종시티투어 2층 버스 /연합뉴스

세종시가 관광활성화를 위한 시티투어를 위해 2층 버스를 도입하고 내달 22일부터 시민과 세종을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운행에 들어가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앞으로 세종시내 관광지를 누비게 될 2층 버스는 높이 4m의 지붕 개폐형 버스로, 전국 최초로 관광안내 기능과 도시 관광기능을 동시 제공할 수 있다고 하니 세종의 관광활성화를 위한 '명물'이 될 것으로 사뭇 기대하는바가 크다.

그러나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가 앞 다퉈 시티투어를 도입했지만, 저조한 이용객과 허술한 관광프로그램 등으로 운행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좌초되는 것을 수차례 목도한 터라 우려감도 적지 않다. 장밋빛 청사진만 그리다가 그러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구체적인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명물'은커녕 '애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관광업계의 위기감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국민들의 피로감도 극에 달해 있고, 언젠가는 종식될 것이라는 실체 없는 기대감도 허공만 맴 돈지 오래다. 서울, 부산, 울산 등 일찍부터 시티투어를 운영해 온 주요 도시들도 만성적인 적자와 저조한 관광객으로 언제든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시티투어의 존폐를 거론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한지 오는 7월 22일로 10주년을 맞는다. 세종호수공원을 비롯해 국립세종수목원, 국내에서 가장 긴 보행다리인 금강보행교, 대통령기록관,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세종예술의전당 등 짧은 역사 속에서도 굵직한 상징물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어느덧 세종시는 명실상부한 행정수도의 위상을 갖춰나가고 있다.

하지만 시티투어가 오랜 기간 세종의 관광산업을 견인하는 효자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와 관광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화려한 홍콩의 야경을 볼 수 있는 2층 버스 트램, 쉐프가 직접 요리하는 프랑스식 가정식을 먹으며 파리 시내를 관광하는 '버스트로노메(Bustronome)', 2015년 은퇴했다가 다시 버킹엄궁전, 하이드파크, 빅토리아 타워가든 등 영국의 명소를 투어 하는 2층 버스 '루트마스터 (Routemaster)'와 같이 세종만의 매력을 뽐낼 수 있는 차별성이 필요한 이유이다.

시민의 세금인 보조금을 지원 받아야 겨우 운행되는 시티투어는 언제나 존립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버스가 달릴 때 가로수가 승객의 얼굴을 때리는 등 시범운행과정에서 드러난 도로 시설물에 대한 정비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몇 군데를 스쳐 지나간다는 느낌을 줘서는 '빈차 투어'라는 과거의 실패를 답습할 수밖에 없다. 세종시의 역사와 문화를 활용해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세종의 볼거리와 먹을거리, 자랑거리를 내실 있게 담아내는 세종만의 시티투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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