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한밭종합운동장

대전 유일의 종합경기장인 '한밭운동장' 철거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까지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야구장인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짓기 위해 한밭운동장이 철거될 경우 이를 대체할 공간이 빨라야 2027년에 들어서기 때문에 약 5년간의 공백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즉 새로운 종합운동장을 마련한 뒤에 기존 한밭운동장을 철거하는 것이 맞지 철거부터 하고 나중에 짓겠다는 것은 일의 선후를 모르는 아마추어식 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의 계획대로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이 2027년에 개장한다 치더라도 약 5년 동안은 종합운동장 하나 없어 전국대회도 치르지 못하는 열악한 스포츠 도시가 된다. 그렇기에 대안없는 한밭운동장 철거를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고 다가오는 대전시장 선거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박성효, 이장우, 정용기, 장동혁 대전시장 예비후보 모두가 대안없는 한밭운동장 철거는 안된다고 연일 강공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허태정 시장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장종태 대전시장 예비후보도 적극적으로 반대의 선봉에 섰다. 심지어 인·허가권을 가진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용갑 중구청장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같은 반대의 여론은 정치권에서 먼저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문제는 한밭운동장을 이용하는 동호인들, 주변에 거주하고 장사 하는 시민들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민심을 잘 읽지 못한 정책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구도는 한밭운동장 철거를 정면 돌파 하겠다는 허태정 시장대 철거를 반대하는 여야 대전시장 예비후보와 동호인, 시민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로써 허태정 시장이 2018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내걸었던 민선7기 대표 공약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은 논란만 가중시키고 제대로 된 의견 수렴과 대안 마련에 실패하면서 반대의 벽에 부딪치게 됐다.

허 시장은 대안으로 충남대와 대전대에 운동장 리모델링비를 지원해 선수들의 대체 훈련공간을 마련해 철거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과 시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문제 해결이 간단치 않아 보인다.

철거를 반대하는 정치권에서 대안도 제시됐다. 한밭운동장 서측 주택단지(약 4만 4천㎡, 1만 3천300평)를 매입해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짓자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한밭운동장 철거 없이 야구장을 신축할 수 있는데다 명실상부한 스포츠 타운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곳에 지을 경우 공시지가의 2~3배 보상을 계산해도 500억원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고, 야구장 신축비 1천476억원을 포함해 2천억원 안쪽에서 해결된다는 입장이다. 정책은 상황에 따라 적절성과 합리성을 찾아 수정해도 부끄러운 게 아니다. 정치권과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 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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