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 마스터십 문제점… 다양한 정책 의견 개진"

이옥규 국민의힘 충북도의원 /김명년
이옥규 국민의힘 충북도의원 /김명년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진 지난 2018년의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당시 국민의힘)은 영남권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대패했다. 충북에서도 자유한국당은 청주시내 충북도의원 전석 패배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4년간 전체 32석의 도의회에서 단 5명이 소수정당으로서 고군분투했는데, 그중 단연 눈에 띄는 의정 활동을 펼친 도의원이 있다. 중부매일이 초선 의원임에도 4년간 '이시종 저격수'로 활약한 이옥규 의원을 만나봤다. /편집자

초선인 이옥규(국민의힘·비례)의원은 '초보자'이다 보니 의정활동에 익숙치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행정을 처음 접하다 보니, 원하는 자료를 요구해서 받아보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이 의원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공부를 했다. 법률, 예산, 행정 절차 등을 공부해 조례 제·개정, 예산심의, 행정사무감사 등 도의원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했다. 이 의원은 "도의회에는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있어 다행이었다"며 "이들 덕분에 의정 활동에 보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옥규 국민의힘 충북도의원 /김명년
이옥규 국민의힘 충북도의원 /김명년

이 의원은 정치 입문 전, 청주에서 30년 가까이 미용실 운영 등 자영업에 종사했다. 주변에서는 성공한 사업가라며 부러워했지만, 이 의원은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지금의 코로나19 사태처럼 전국적으로 시장 경기가 얼어붙을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상인들은 어디 하소연할 곳 하나 없었다고 한다. 시·도의 담당 공무원들조차 실정을 잘 모르고 이해를 못하다 보니, 결국 이 의원은 자영업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직접 행동에 나섰다. 동종업계를 대표하는 협의회를 맡아 운영하며 동료 상인들의 신망을 얻었고, 이를 토대로 정당에 가입해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여성인데다 정치에 대해 잘 모르던 제가 정치를 한다는 것이 망설여졌지만, 감사하게도 주변에서 저를 믿고 적극적으로 정치를 권했던 분들에 힘입어 정치를 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도의원이 된 이 의원은 누구보다 의정 활동에 열정적이었다. 보통 도의원의 의정 활동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들 중 하나가 각종 정책에 대해 의견 개진하는 5분 자유발언인데, 이 의원은 지난 4년간 제11대 도의원들 중 두 번째로 많은 14차례의 5분 자유발언을 했다. 또 양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좋은 주제를 다뤘다. 이 의원의 5분 자유발언 주제는 KTX 세종역 설치 대처, 도 지정 예술단, 공무원 육아, 충북형 뉴딜 사업, 소상공인 등 다양하다.

이 의원은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5분 자유발언으로 무예 마스터십에 대한 발언을 꼽았다. 그는 한 번에 3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마스터십 대회가 도민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고, 도민들이 얼마나 원하는지에 대해 공론화시키고자 노력했다. 이시종 지사가 오랜 기간 굉장한 애착을 가지고 많은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효과가 미비하고, 오히려 대회기간 중 선수가 이탈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이 지사가 치적 쌓기에만 급급했음에도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문제점을 거의 제기하지 않았다"며 "제 임기 동안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달라 했음에도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옥규 국민의힘 충북도의원 /김명년
이옥규 국민의힘 충북도의원 /김명년

소수 정당의 설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현재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유일하게 야당 소속인 이 의원은 무예 마스터십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다수결의 원칙 속에서 만연한 다수에 의한 횡포에 시달렸다고 회상했다. 무예 마스터십을 비롯해 과다 책정된 예산을 삭감하고자 할 때면, 격렬한 토론 끝에 다수결로 결정되다 보니 대부분 삭감 없이 원안의결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 의원은 "평소에는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또 제가 존경하는 동료 의원들이 행정사무감사나 예결산 심사에서 다수결로 의사 결정할 때, 인간적으로 얄밉고 야속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며 "도의회에서 이시종 지사에 대한 비판과 견제가 잘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여소야대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이 의원은 지난해 4월부터 국민의힘 도의회 원내대표를 맡고 있다. 충북도의회에서는 5명 이상의 의원이 소속된 정당은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해 원내대표를 둘 수 있는데, 국민의힘은 지난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원갑희(보은)의원의 당선으로 원내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딱 충족했다.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과 상임위 구성에 있어 협의 권한을 가지는 등 책임이 막중해 초선이 이를 맡는 경우는 드물다. 그럼에도 이 의원이 임기 동안 의정 활동으로 보여준 활약과 동료 의원들의 두터운 신망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는 "163만 도민을 대신하는 소수야당의 원내대표로서 상임위원장회의 등에서 누구보다 도민을 위한 큰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옥규 국민의힘 충북도의원 /김명년
이옥규 국민의힘 충북도의원 /김명년

이 의원은 다가오는 제8회 지방선거에서 청주시 서원구를 지역구로 재선 의원에 도전한다. 더 열심히 뛰어, 도민들과의 더 많은 소통으로 도민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하겠다는 것이 그의 당찬 포부이다. 이 의원이 오랜 기간 거주했으면서 출마를 준비하는 서원구의 사직·모충·수곡동은 구도심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그는 "지역 주민들이 재건축·재개발에 관심이 많지만, 이는 순식간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재개발 예정지로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주민들이 문화생활, 도시 정비, 방범 등에서 소외돼 불편함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당장 주민들이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문화·체육시설과 생활 안전망 등의 확충이 이 의원이 목표이다. 그는 "미래의 일인 재개발 대신, 현재에서 주민들의 마음을 모아 주민과 함께 지역을 만들어 가는 여성 정치인이 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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